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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읽는 완벽한 기술 - 이제 아무도 당신을 속일 수 없다
잭 내셔 지음, 송경은 옮김 / 타임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뮌헨 비지니스 스쿨에서 리더쉽과 조직행동학을 가르치고 있는 '잭 내셔' 교수가 밝히는 '관찰과 대화만으로 사람을 꿰뚫어보는 법'.
거짓말을 간파해내는 법이라면 이전에도 자기계발서 형식으로 된 일본 저자의 책들을 몇권 읽은 적이 있지만, "말하는 사람의 시선이 오른쪽을 향하면 거짓이고 왼쪽을 향하면 진실이다,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다면 거짓을 말하고 있는 중...." 등등의 속설수준에 머무르는 영양가 없는 내용에 번번히 크게 실망하곤 했다. 사람마다 상황에 따른 행동양상이 다 다르고, 반응이 다른 이유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므로 거짓말때문에 특정 행동을 보인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것이다. 비디오를 보고 거짓말쟁이를 찾아내는 실험에서 전문가나 아마추어 모두 정답을 맞춘 확률이, 우연이나 별반 다를바가 없는 50 퍼센트 대에 지나지 않는 예를 봐도 이러한 방법은 실제로 그리 유용한 것 같지는 않다.
이책에서 배우게 되는 거짓말을 읽어내는 다섯가지 기술은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들을 분석해서 얻어진 결과물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복잡해서 배우기 힘들다거나 오랜 숙련기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자유자재로 응용이 가능한 것들이다. 의외인 것은 앞서 말한 '속설수준에 머무르는 영양가 없는 내용'들이 완전히 근거없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 다만, 상대방의 몸짓이나 반응을 단순히 읽어내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고, 그렇게 읽어낸 정보를 유용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약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상대의 거짓말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베이스라인의 설정이다. 일단 상대방이 진실을 말할때의 행동양상을 알고 있으면, 이후 아주 미묘한 변화까지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단서가 되어 준다. 예를들면, 거짓말 탐지기는 답변자의 신체에 일어나는 변화를 체크해 거짓을 판독하는 기계다. 먼저 사실을 말할수 밖에 없는 질문들을 던져 피의자의 평소의 상태를 체크한 후에 불시에 중요한 질문을 던져 평소와 다른 반응이 나타나면 거짓으로 간주하게 된다. 이때의 피의자의 평소의 상태가 바로 베이스라인이 된다. 이런 거짓말 탐지의 매커니즘만 이해하면, '마이크로 익스프레션'(1초도 안되는 시간에 순간적으로 드러나는 감정)이나 '엠블럼'(마음속에 무언가가 드러나는 몸짓)을 캐치한다던가, 디테일한 답변을 끌어내는 심문기술까지 기계로는 불가능한 섬세하고 융통성있는 테크닉을 얼마든지 응용할 수 있다.
행동변화 관찰/ 진실한 감정 포착/ 표정의 불일치/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을 만들어라/ 디테일을 읽어라. 이 다섯가지만 명심하면 된다. 단서는 애를쓰지 않다도 쉽게 관찰 할 수 있다. 단서를 찾으려고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조차 없다. 단, 연습을 통해 습득한 기술도, "타조효과"가 발동하게 되면 무용지물이다. 꿩은 사냥꾼에게 쫓기면 풀숲에 머리를 처박는다. 자기가 안보이면 상대도 자신이 안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는 확실한 증거가 넘쳐나도 이를 애써 무시하는 아내들이 그렇듯, 의도적으로 진실을 알고 싶어하지 않는 이런 심리상태에서는 그 어떤 거짓말도 간파해 낼 수가 없게 된다.
각 장의 끝에서는, 역사적인 사기사건들과 그 수법에 대해 들려주고 있는데, 그 희대의 사기꾼들의 대담함에 혀를 내두르게 되기도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뭔가 허술해 보이는 수법에 속아넘어간다는 사실이다. 결국 사람들을 속게 만드는 것은 잘 꾸며낸 시나리오가 아니라,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처럼 믿어 의심치 않게 하는 거짓말쟁이들의 화술, 바디랭귀지 그 자체인 것이다. 이책은 그것을 간파하는 기술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시각을 달리하면 거짓말쟁이의 입장에서는 이를 역이용하는 것이 물론 가능하다. 거짓말만 하면 곧바로 표가 나서 속상하거나, 사기꾼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라면, 이책의 내용을 기본으로 능수능란한 포커페이스를 연마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