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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눕 - 상대를 꿰뚫어보는 힘
샘 고슬링 지음, 김선아 옮김, 황상민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5월
평점 :
『상대를 꿰뚫어 보는 힘』이라는 한국어 부제에 매료되서 읽은 책.
정장차림으로 서있는 남자의 바지속을 돋보기를 사용해 엿보고 있는 표지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저자 <샘 고슬링>은 텍사스 대학의 적을 둔 심리학자입니다. 이 책은, 이 분야의 일인자가 자신의 연구 성과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엿보기에 대한 내용이지만 도촬이라던가 음흉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고, 상대방의 심리나 성향을 파악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입니다. 원저의 문장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번역의 질이 좋은 것인지 대체로 쉽게 읽히고, 저자의 유머나 어조에도 호감이 갑니다.
상대방을 직접 만나지 않고도, 단지 생활하는 장소나 소지품을 살펴 보는 것 만으로도 그 사람의 성향을 파악해 내는 방법을 「스누핑」이라고 합니다. 메일 주소라던가, iPod에 담겨져 있는 음악의 재생목록, 블로그등등... 그러한 사소하고 접근이 용이한 곳에서 조차도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단서가 스며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방 안의 여러가지 단서를 바탕으로 방주인은 어떤 성격의 사람인가를 추측하는 방법등에 대해 쓰여져 있습니다.
형사 드라마등에 자주 나오는 ‘프로 파일링’과도 닮은 점이 있습니다만, ‘프로 파일링’이 방 안에서 발견되는 특이점에서 단서를 찾아낸다고 하면, 이쪽은 특이점이 아닌 방안 풍경 그 자체에서 사람의 유형을 끌어내는 프로세스를 탐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먼지투성이인 나의 방을 구태여 스누프 할 이유도 없고, 또 이제와서 타인의 방을 엿볼 만한 기회가 있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만, 방이 아닌 웹사이트등에서도 운영자의 개방성, 성실성, 신경성, 이외에도 그럭저럭 전체적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하니 이래저래 쓰임새가 유용할 것 같은 ‘스누핑’입니다. 데이트 상대를 파악한다거나, 공공장소등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주변사람들을 탐색하는데 응용해 보는것도 재미을 것 같네요. (이건 조금 이상한가)
이 방면의 연구는 꽤 활발한 것 같습니다. 비지니스등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우리나라에서도 가까운 시일 내에 비슷한 류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는 형사드라마나 추리소설등에서도 이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들을 언급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새로운 심리학 관련 지식을 미리 선취매 해두고 싶은 사람 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도 여러모로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