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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진열장 1 ㅣ 펜더개스트 시리즈 1
더글러스 프레스턴.링컨 차일드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더글러스 프레스턴 & 링컨 차일드' 콤비의 <펜더개스트 시리즈> 7번째작. 지금껏 전혀 모르고 살아왔건만, 사실은 작가도 작품도 상당히 유명한 모양이다. 읽어보니 확실히 재미있다. 다만 왜 첫작부터 안나오고 7번째 작부터 소개되는지? 혹시 출판사는 이 작품의 반응을 보고 여차하면 발을 뺄 요량이었던 걸까. 그런 뜨뜨미지근한 자세는 불안하다. 이런 좋은 작품이라면 처음에 빛을 못 봐도 시리즈가 한편 한편 나오는 동안 그 진가를 인정받게 될 것 같은데.... 어떨런지. 첫작부터 순서대로 꾸준히 나오는 모습을 보고 싶다.
뉴욕, 맨해튼의 고층빌딩 건설 현장에서, 백년전 것으로 보이는 수십구의 인골이 발견된다. 뼈의 상태로 보아 이들은 모두 토막이 난 채로 버려진 듯 하고, 그 특수한 상흔이나 남겨진 옷가지등을 조사한 결과 뼈의 주인들은 연쇄살인의 피해자들로 추측된다. 자연사 박물관의 고고학자 '노라'는 FBI 수사관 '펜더개스트'에게 말려들어 함께 조사를 시작한다. 때를 같이 해서, 이 과거의 사건과 동일한 수법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백년 전과 현대의 2개의 사건이 교착한다. 역사적인 부분이나 박물관과 관련한 세심한 설명이 이어지고. 어느 순간 과거의 사건이 서서히 밝혀지면서 현대에서의 사건도 한층 더 스피디 하게 전개된다.
고고학자인 노라, 신문기자 '스미스 백', 뉴욕 시경의 형사 '오쇼네시' 등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풍부하게 그려져 있다. 특히 수사관 펜더개스트의 캐릭터는 압권. 흰색에 가까운 금발에 창백한 파란눈, 요염한 흰피부와 고전적인 분위기가 나는 대리석같은 얼굴, 새까만 정장차림에 귀족적인 기품이 감도는 신사이며, 운전기사가 딸린 롤스 로이스를 타고 이동한다. 상대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위 사람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페이스로 말려들게 하는 특유의 대화술에다, 동서 고금의 온갖 지식을 동원한 특이한 추리법을 사용하는 이상한 매력이 대폭발하는 인물이다.
만화같은 특수한 도구가 등장했을 때는 흠칫, 미스터리 소설에서 일탈한 전개로 이어질 것 같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지만, 비현실과 현실이 알맞게 혼재되어 있어서 그것이 일반적인 스릴러와는 다른, 좋은 맛을 낸다. 활자만으로 이루어진 책에서 그래픽노블의 정취마저 느껴지니 이상하다. 백년 전과 현대가 교차하는 뉴욕의 낡고 오래된 냄새와 현대적인 도시의 냄새가 동시에 콧구멍 주위를 감도는 듯한, 좋은 의미로 수상하고 추잡한 세계를 즐길 수 있었다.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 대담한 결말을 포함해서, 조용히 재야에 묻혀있는다는 건 정말이지 당치 않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