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제프 콜빈 지음, 김정희 옮김 / 부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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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성'이나 '박세리'같이 위대한 성과를 올린 우리나라의 운동선수들에게는 레퍼토리처럼 반드시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피나는 노력'.

울퉁불퉁하고 험상궂게 생긴 발이라던가 그 엄청난 노력의 흔적이 매스컴을 통해서 종종 부각되곤 하는데, 여기에 자식 뒷바라지라면 지극정성으로 매달렸다는 부모의 후일담까지 추가되면 비로소 스타들의 훌륭한 성공기 하나가 완성된다. 틀림없이 피와 살이 되는 교훈이고, 아름다운 미담이다. 그런데 이것을 한국인 특유의 끈기로 세계적인 천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식의 민족성과 관련한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되면, 이것은 아무래도 잘못 짚은 듯 하다.

세계적인 골프천재 '타이거 우즈'도 이미 젖뗄무렵부터 골프채를 잡고, 체계적인 훈련 하에 오직 골프만 생각하는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 분야는 다르지만, 그 타이거우즈가 종종 비교되는 천재 '모차르트'가 또한 그렇다. 그에게 붙는 천재라는 수식어는 두살때부터 남들보다 탁월한 교육환경에서 밥만먹고 악보만 들여다 본 결과물이다. 즉, 국적을 막론하고 우리가 흔히 인식하는 애초에 타고난 천재란 없다는 이야기다.

'마이클 조던'이나 '리오넬 메시'같은 스포츠스타들은 물론 '빌게이츠', '워런 버핏', '탐 크루즈' 등 각 분야의 쟁쟁한 영웅들을 보면서 우리는 타고난 재능이 다르다고 생각하게 마련이지만, 저자는 그것을 부정한다. 탁월한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고 연습, 그것도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 인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 의 정의는 다음와 같다.

- 성과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설계된다
- 수없이 반복할 수 있다
- 끊임없이 결과에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다
- 별로 재미는 없다

음악이나 체스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면서, 정상급의 플레이어와, 평범한 플레이어의 차이는 연습 시간(특히 정규시간 외의 개인훈련)임을 보여주고 있다. 모차르트도 이미 4살 무렵부터 음악가인 아버지로부터 철저한 훈련을 받았고, 현재에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들은 성인이 된 이후에나 만들어진 듯 하다. (그 이전의 작품들은, 실질적으로 아버지의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

가장 놀라운 것은, 체스실력이 재능이 아니라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 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헝가리의 한 교육심리학자가 자신의 실험을 도와줄 부인을 공개모집한 뒤, 실제로 3명의 딸을 낳아 훈련시켜 세계적인 체스 선수로 길러낸 사례다. 학교에도 가지 않고 철저하게 체스 훈련을 받은 딸들은 결국 첫 여성 체스 그랜드 마스터가 된다, 세딸의 성취수준이 각각 다르고, 이런 그녀들 중에서 제일 연습을 싫어했던 딸이 가장 성적이 신통치 않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후의 이야기는 예체능계 뿐만 아닌, 비지니스, 과학분야등의 분야로 넘어가지만,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이 - 타고난 천재는 없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이 영웅을 만든다 - 는 주장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자연과학계의 노벨상 수상자의 연령이 해마다 상승하고 있는 현상을 예로 들자면, '아인슈타인'과 같은 불세출의 천재(라 불리는)가 더이상 탄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결코 타당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이것은 단순한 이야기로,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체계적으로 습득하고 축적해야 하는 지식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서, 각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기여를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을 뿐이다. 백년전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의 기록은 요즈음 별볼일 없는 고교선수의 기록에도 못미친다. 불과 백년동안 인간의 신체능력에 엄청난 진화가 있었다고는 도저히 생각하기 힘들다. 오히려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이 전반적인 기록의 향상을 가져왔다고 하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아쉽게도, "그렇다면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풀어내고 있지는 않지만, 생각해보면 자기 자신의 재능을 단련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스스로를 믿느냐 그렇지 못하느냐 하는 자신감이 아닐까 싶다. 이책에서 예로 들고있는 체계적인 연습에서 비롯된 여러 성공담이나, 강렬한 멘토의 존재가 도움이 되는 것은 틀림없지만, 재능을 타고난 자에게는 이길 수 없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이 험난하고 고단한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을 이겨 낼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에는 여러가지 희생이 수반되기 마련이므로 생각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힘든만큼, 힘들기 때문에 이겨냈을 때의 그 성취감도 거대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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