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은 스스로를 상처입힌다 밀리언셀러 클럽 110
마커스 세이키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저자 '마커스 세이키', 아직 30대 초중반 즈음의 젊은 작가인 것 같습니다. 젊은 작가의, 게다가 데뷔작이기도 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이거 예상 외로 엄청 재미있었습니다.

가능하면 줄거리는 언급하고 싶지 않지만, 이 설정이 소설의 키포인트이기 때문에 초반진행이 대략 어떤 식인지는 소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일랜드계인 '대니'와 '에번'은 시카고의 빈민가에서 어릴적부터 함께 자란 친구 사이로, 절도범들입니다. 도입부에 그려지는 것은 이들이 금전을 노리고 빈 전당포에 침입하는 장면.

여기서 갑작스럽게 주인이 들어오고 대니는 순식간에 사살될 위기에 처합니다. 그 때 에번이 먼저 전당포 주인을 쏘면서 대니는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구합니다. 그런데, 그 혼란 속에서 
흥분해서 난동을 피우는 에번을 버려두고 겁에질린 대니는 그대로 도주해 버립니다. 에번은 그자리에서 체포되고 실형을 선고받지만, 공범인 대니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고 혼자 죄를 뒤집어 씁니다.

사건 이후 범죄에서 완전히 손을 뗀 대니는, 사랑하는 여자와 번듯한 직장이 있는 평범한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7년 후, 이런 대니의 앞에 가석방으로 풀려난 에번이 나타납니다. 가혹한 교도소 안에서 7년을 견뎌내며 더 강해진 에번은 대니에게, 자신에게 빚을 지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유괴의 공범이 되기를 강요합니다.

현재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스스로 자꾸자꾸 구렁텅이 속으로 걸어들어 가게 되는 플롯이, '스캇 스미스'의 <심플 플랜>을 떠올리게 합니다. 자신을 파멸로 이끌 수도 있는, 이 내키지 않는 범죄에 가담할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너무나 자연스럽고 납득이 가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에번은 악역으로 그려져 있지만, 대니가 자신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몇번이고 강조하는데서 보듯이 확실히 의리를 지키고 혼자 견뎌 온 것은 사실, 전체적으로는, 현재의 만족스러운 생활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니에게 감정이입하게 되는 스토리지만, 어떤 의미에서 대니가 비겁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역시 독자의 입장에서는, 대니에게 감정이입해서 읽게 됩니다만...

정말, 설정이 잘 되어있습니다. 그렇다고 안이하게 이 설정만으로 질질 끌고 가는게 아니라, 이 후의 전개도 엉망진창으로 흥미진진해서, 과연 어떻게 될지 결말이 전혀 예상이 안됩니다. 혹시 제목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보면 유추할 수 있으려나요. 플롯도 제대로고, 등장 인물들의 성격도 명확, 초반부의 전당포 강도 장면에서 에번이 이성을 잃는 부분의 리얼함이나, 이후에 대니가 에번에게 끌려다닐 수 밖에 없게 되는 인과관계도 확실합니다.

스트랜드 매거진 비평가 상(잘 모릅니다) 최우수 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보스턴은 '루헤인', 시카고는 '세이키'라는 최고급 찬사를 들었을 만큼, 시종일관 터질듯한 압박감이 상당한 작품입니다. 신인이라고는 해도, 해외에서는 이미 시카고를 무대로 네편의 소설을 발표하고, 그 중 세편의 영화 판권이 팔린 신성입니다. 그 '데니스 루헤인'과 비교되고 있으니까요. <칼날은 스스로를 상처입힌다>는  '밴 애플렉'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지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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