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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 정원
다치바나 다카시.사토 마사루 지음, 박연정 옮김 / 예문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지식의 거인'이라는 수식어로 통하는 '다치바나 다카시'지만, 최근에는 이런저런 비판도 많이 받고 있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나는 거기에 동조하거나 반대할만큼 '다치바나 다카시'라는 인물에 대해서 그다지 잘 알지는 못한다. 다만, 전에 읽었던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나, <임사체험>, <지식의 단련법> 등의 저서를 통해서 보여준 저자의 압도적인 박심함에는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대략 7만권, '지식의 괴물'이라는 공저자 '사토 마사루'는 1만 5천권 정도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듯 하다. 게다가 지금도 매달 수십 만엔 상당의 비용을 책을 구입하는 데 쓰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구입하는 책은 전문서등의 비중이 높아 보이는 게, 그저 읽어 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속독을 몸에 익히라고 말하지만, 글쎄... 단순한 속독법과는 별개로, 전문서를 빠르게 읽어내려가기 위해서는 그 나름의 전제 지식이 필요한 법이다.
어쨌든, 두 저자의 대담이 재미있고, 그보다 더 볼만한 것은 이들이 각자 소장한 장서 중에서 선택한 필독서 리스트다. 알아주는 다독가들이 소개하는 책은 어딘가 한가닥 다르다. 게 중에는 나라면 한권 읽는 데에 몇달 씩 걸릴 것 같은 책도 꽤 눈에 띈다. 독서라고는 하지만, 최신 자기 계발서라든지 오락소설이 주종목인 사람들은 슬금슬금 꽁무니를 빼고 싶어질 것 같은, 아니, 그런 책만 즐겨 읽는 사람은 이 리스트를 보아도 큰 감흥은 느끼지 못할 것 같다. 일단 독서를 통해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지적 호기심 왕성한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리스트라고나 할까.
다치바나 다카시의 리스트는 해설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지만, 사토 마사루의 리스트는 거의 모든 책에 일정량의 부연설명이 따라 붙으므로 그것을 읽는 것만으로도 흥미롭고, 이로 인해서 읽고 싶어진 책이 꽤 있다. 반면에 지금의 나의 레벨로서는 읽으면 서두만으로도 졸음이 파도처럼 밀려 올 것 같은 책도 꽤... 나에게 독서란 오락과 거의 동의어이므로, 지금은 일단 읽으면 재미날 것 같은 책만 픽업 하기로 한다.
이책의 부록에서도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것을 무리해서 읽지는 말라고 하고 있다. 억지로 난해한 책을 읽으려고 하지마!! 왠지 구원 받은 기분이다. 그러고보면 나도 최근에는 예전 보다 난해한 책을 고르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읽고 싶은 것을 읽어나가다가 보면 연관되는 분야를 찾아보고 싶어지게 되고, 그러다보니 결과적으로 관심분야가 조금 확장되었다 할 정도지만.
수준에 맞는 책은, 흥미가 없는 분야라고 해도 막상 읽어보면 의외로 재미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 재미있으면 조금 더 어려운 같은 분야의 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결국 자연스럽게 자신의 레벨도 업그레이드 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자신에게 맞는다, 안맞는다라는 것은 흥미라기보다는 현재 수준의 문제겠지?
책을 읽는 행위가 뇌 자체를 바꾼다고 한다. 이것은 두 사람 모두의 공통된 의견.
다른 구조를 가진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 뇌구조, 결과적으로 사상 자체도 서로 다르게 발달하는 모양이다. 따라서 지적인 성장과 열린 사고를 위해서는, 다양한 책을 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은 비록 난해해 보이는 책일지라도 자신의 현재 수준에서 조금씩 눈높이를 높혀가면서 다독을 하다보면, 그 지식의 수준도 자연스럽게 높아져 가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