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킬러 덱스터 모중석 스릴러 클럽 24
제프 린제이 지음, 김효설 옮김 / 비채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제프 린제이'의 '덱스터' 시리즈가 4편까지 나왔다. 4편에 이르러서는 그 수식어가 무려 <친절한 킬러>가 되었다. 그렇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듯이, 엄밀히 말하면 덱스터는 그냥 킬러가 아니다. 흔히 말하는 싸이코패스 중에서도 상 싸이코패스다. 사람을 죽이면서 희열을 느끼다니! 게다가 성범죄자들이 그렇듯 금단현상처럼 그 충동을 이기지 못한다. 어떤 식으로든 평생을 살인을 즐기며 살아가야 하는 저주받은 운명인 것이다. 그런 덱스터의 직업은 자신의 자질을 이백프로 살린, 혹은 아이러니하게도 감식반의 혈흔 분석가.

싸이코패스가 주인공이라니! 읽지 않은 사람은 '이거 막 나가는 3류 범죄 소설 아닌가' 하고 받아들이기 쉽상이지만, 그런데도 막상 읽고 보면 이상하게 주인공에게 친밀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리얼리티한 살인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자비한 싸이코패스를 싸이코패스가 아닌 귀여운 킬러로 느껴지게 만드는 것은 그 특이한 설정때문이다. 검은 존재의 지배를 받으며 보름달이 뜨면 살해욕구를 느끼는 덱스터는 엄밀히 말하면 본인의 의지로는 어떻게도 할 수 없는 피해자 아닌 피해자.
동정의 여지가 있다. 그런것 보다도, 어쩔수 없다면 그 욕구를 선량한 사람들 대신 악당들에게 쏟아부으련다는 그의 기특한(?) 노력을 정상참작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람들은 엄청난 범죄를 저질러 놓고도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거나 별다른 처벌없이 풀려나는 범죄자들이나, 그런 법의 부조리한 선택에 분노를 느낀다. 덱스터는 이런 자들만을 죽인다는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사람을 죽인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법을 대신해 사회악을 처단한다는 그 당위성에 대해서는 언뜻 통쾌함마저 느껴진다. 살인자이지만,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주위 사람들에게는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남자.
친절한 킬러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정체를 감추고 일반인들 틈에 섞여 살아가고 있는 여타 슈퍼히어로들과 다를바가 없다. 눈에서 나오는 광선으로 녹여죽이던, 강철주먹으로 납작하게 만들어 죽이던, 정교하게 토막을 내서 죽이던 뉘앙스에 차이만 있지 결과는 결국 악당을 처치하는 것이다. 수퍼맨은 영웅이고 덱스터는 싸이코패스, 이건 좀 불공평한 처사다. 덱스터의 다소 초현실적인 특수한 설정은 결국 덱스터 시리즈를 형태만 바뀐 새로운 스타일의 아메리칸 수퍼 히어로물이라도 해도 좋을 것 같다.

아무튼 그동안 줄곧 정체를 감추고 뒷처리를 잘 해온(?) 덱스터는 결혼 이후에 조금 안이해진 듯 하다. 시체를 장식하는데서 쾌감을 얻는 예술애호가 사이코에게 정체를 간파당해 시리즈 사상 가장 큰 위기를 맞는다. 게다가 그 정체를 간파한 사람은 악당 하나 뿐만이 아니다.  1편부터 덱스터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던 독스 경사의 눈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현직 경찰인 여동생 '데보라'에게마저도 간파 당한다. 또한 자신을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하게 만들어 준 아버지의 현명함을 본받아, 제2의 덱스터가 될 자질을 가지고 있는 그의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야 하는(?) 사명감까지 떠안게 되었다.

싸이코패스 히어로와 악당과의 대결 구도라는 스릴러로서의 요소 뿐만 아니라, 이와같은 여러 다양한 설정과 드라마적인 요소들로 인해서 덱스터는 다른 히어로물이 그렇듯이 시리즈화되기에 최적화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로 제작된 배경에는 이런 설정이 한 몫 했을 것이다.

음흉하게 꿈꾸면서도, 소중한 사람이나 선량한 이웃들에게는 끔찍하게 헌신적인, 두 얼굴을 가진 어둠속의 덱스터는 더이상 특이한 싸이코패스로 불려서는 안된다. '킥애스'와 같은 21세기형 새로운 스타일의 히어로로 받아들이는게 마땅하다. 그리고 그 새로운 히어로의 닉네임으로는 절한 킬러가 그야말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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