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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여섯 남녀가 북유럽에 갔다 -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 남녀의 북유럽 캠핑카 여행기
배재문 글 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한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생판 남인 여섯 남녀가 함께 북유럽으로 향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게다가 이들의 멤버 구성을 보면 남자 셋, 여자 둘에 한명의 기혼 여성.
저자가 애초에 한명이 기혼이라는 사실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분히 여행지에서 꽃피는 로맨스를 염두에 둔 것 같은 포트폴리오입니다. 저자 본인도 거기에 대해서는 살짝 긍정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해서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잿밥에 더 관심이 있는 건 아닌듯 합니다.
예쁜 커플이 탄생했다던가 하는 드라마 같은 에피소드는 아쉽게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순수하게 북유럽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이 뭉쳐서 아름다운 이국의 풍경들을 담아왔습니다. 로맨스가 아니더라도 즐거운 일들이 많이 있었네요. 듣다 보면 나도 저기에 끼여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알찬 여행을 하고 돌아온 것 같습니다.
참가하기로 한 멤버가 취소하는 바람에 다시 새 맴버를 충원하고, 섬머타임때문에 비행기 시간을 놓치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북유럽 캠핑카 여행은, 책으로만 지켜봐야 하는 사람은 좀이 쑤셔올 정도로 부럽기 짝이 없습니다. 말로만 듣던 북유럽의 그림같은 절경들, 백야, 동화속 같은 오밀조밀한 마을들의 풍경, 영화 <렛 미 인>에 나오는 촬영지를 찾아 헤매기도 하고, 때로는 자전거를 빌려 타고 돌아다니다 빌린 자전거를 도난당하는 것 같은 낭패를 겪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북유럽에는 정말로 미녀들이 많긴 많은가 봅니다. 사진속의 북유럽 여성들은 하나같이 미녀들 뿐이고 심지어는 시장에서 장사하는 분들도 전부 꽃미남 꽃미녀.
젊은 남녀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미소년, 미소녀 뿐인데다가 노인들까지 전부 꽃자를 붙여야 할 것 같은 사람들 뿐들입니다. 이러니 사람들이 북유럽에 대해서 환상을 품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가가 비싸도 악착같이 가야만 하는 이유가 다 있었네요.
외모는 다르지만, 한국 남자나 북유럽 남자나 남자는 근본적으로 매한가지인 모양입니다. 여자들만 있는 일행인 줄 알고 여자멤버들에게 커피타임을 신청했다가 남자멤버들이 우르르 따라붙는걸 보고, 북유럽 남자가 "친구가 낯선 사람 데려오는 거 싫어한다"고 궁색한 변명을 대면서 취소하는 대목에서는 빵 터졌습니다.
세계최대의 사우나라는 핀란드의 야외 사우나를 보면서 조금 실망하기도 했지만, 찜질방의 큰 규모에 길들여진 한국 사람들이 아니라 사우나가 생소한 외국사람들이라면 정말로 크다고 생각할까요? 조금 궁금해졌습니다. 노르웨이에서 최고의 인기라는 (한국인 사장이 만든)미스터 리 라면 포장지 겉면에 굳이 한글이 쓰여져 있는 걸보고 역시 외국에 나가면 조국에 대한 사랑이 커지는구나 하는 뭉클한 기분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진들이 하나같이 아름다워서 부럽기 짝이 없고, 맴버들의 일상을 찍은 사진도 잘 들여다 보고 있으면 왠지 전부 부럽지? 하는 입모양을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착시현상이겠지요.
랜트한 캠핑카의 변기가 넘치는 등 일부 불미스러운 사건들도 있지만, 남들 다 부러워하는 북유럽에 가서 그정도 고생한건 오히려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랜시간 미운정 고운 정 다 든 멤버들이 중간에 하나 둘씩 헤어질때는 왠지 착잡한 기분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도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겠지요. 서로 취향과 기호가 제각각인 여섯명의 일행을 큰 트러블 없이 이렇게 즐거운 여행으로 이끈 저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