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란 무엇인가
크리스토프 바우젠바인 지음, 김태희 옮김 / 민음인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남녀 불문하고 축구는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다. FIFA 보고서 빅 카운트에 따르면 2000년 현재, 클럽에 소속되어 뛰고 있는 남녀 축구선수는 약 2억 4200만 명, 이 중 여자선수만 해도 약 2천만명에 달한다. 2005년 피파는 206번째와 207번째 축구협회를 거느리게 되었고, 이로써 UN보다 많은 회원국을 가지게 되었다.

이 두꺼운 책을 집어들면서 처음에는 이런 인기종목인 축구의 유래나 역사, 경기 규칙, 전략 전술, 각국의 스타 플레이어들의 면모, 국가별 정보나 기록등의 각종 데이터 베이스를 총망라한 축구 백과사전쯤 되는 책이 아닐까 하는 예상을 하고 있었다. 소위 매니아를 상대로 한 ‘축구의 모든 것’ 류의 서적일거라는 오해 아닌 오해를 하고 있었다.

막상 읽어보면 그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에서의 ‘축구의 모든 것’이다. 상기한 내용을 모두 포함하면서도, 보다 광범위한 영역을 아우른다. 수많은 스포츠 중 유달리 전세계인들이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축구의 매력은? 축구가 지니고 있는 의미는? 이라는 화두를 놓고, 단순히 데이터 베이스화한 자료를 독자에게 들이미는 것이 아니라, 축구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애정을 바탕으로 일종의 칼럼 형식의 이야기를 써나간다. 축구에세이집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축구 전문가로서의 객관적인 시선, 독일 분데스리가의 약체팀인 ‘FC 뉘렌베르크’의 골수팬으로서의 다채로운 경험과 에피소드, 축구선수를 꿈꾸는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의 감정까지, 사람들이 축구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다양한 시각과 이유가 총체적으로 담겨져 있는 진정한 ‘축구의 모든 것’이다. 언급하고 있는 내용의 다채로움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

유소년 팀에 소속된 어린 아들이 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해 드리블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발 골이 들어가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는 아버지의 마음이나,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상위리그로 승격되는 순간 “내 생애 이런 장면을 보게 되다니!”라며 감격에 겨워 길바닥에 앉아 흐느끼는 할아버지, 그리고 그런 남편의 등을 쓸어주며 위로하는 할머니.
축구가 만들어 내는 드라마와 선수가 아닌 팬의 입장에서 느끼는 작은 감정까지 이 책에는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차범근 감독이 추천했다는 것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두말할 나위없이 훌륭한 책이다. 유럽 빅리그, 특히 분데스리가의 구단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면 거기에 소속되지 못한 박탈감이나 부러움같은 것들이 교차하기도 하지만, 내가 응원하는 조국, 내가 응원하는 리그와 팀이 보다 높은 곳을 향해 성장해 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그것대로 의미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팀과 나의 『합일화』그것이야말로 축구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평소에 축구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비춰질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책은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축구에 대한 지식이라는 작은 카테고리를 넘어서, 역사가 있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고찰이 있고, 드라마가 있고, 또한 감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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