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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위해 사는 법 - 삶과 죽음의 은밀한 연대기
기타노 다케시 지음, 양수현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1부는 <기타노 다케시>가 <비토 다케시>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던 시절, 오토바이 사고로 중태에 놓여있을 때의 체험과 생각들.
2부는 일본사회나 정치에 대한 독설.
이렇게 2부 구성으로 되어 있다.
처음 그가 깨어났을 때 ‘다시 살아난 거라고 생각했다’는 그 말이 인상에 남아서, 과연 어떤 의미일까 생각했다. 생사를 해매는 동안, 무언가 삶에 대한 종교적인 의미 같은 것을 깨닫은 것일까 등등.
그런 게 아니라,
자신은 타인보다 내실있게 살아 왔고, 언제 죽어도 상관없을 것 같다고 줄곧 생각해 왔었는데, 너 같은 건 아직 멀었다고 들은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무서웠다고.
그리고, 그냥 놔두었으면 틀림없이 죽었을텐데 주위 사람들의 힘으로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고도.
입원해 있는 동안, 그 살아있는 의미라든가 가치라든가 그런 것에 대해 열심히 사색한 내용이 쓰여져 있다.
이 1부를 읽고 있으면 틀림없이 살아있는 의미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해 보게 된다.
일단 그의 결론은,
사는 가치를 찾아내고자 하는 것은 뻔뻔스러운게 아닐까 라는 것.
사람들이, 삶의 가치를 모두 이해하면서 사는 것은 어딘가 이상하다. 모르는 상태에서, 그것을 알기 위해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결론이 있든 없든 가치가 있다 라고.
이런 것들.
여기에서 다시 서두로 돌아가서,
사고로 너덜너덜해진 자신의 몸을 「지퍼달린 인형옷」에 비교하고 있는 대목.
어쩐지, 굉장한 표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등 뒤의 지퍼가 내려져 있어서 언제라도 빠져나올 수 있는 상태.
섬뜩하다.
2부는 정치나 사회에 대한 독설이지만, 이 책은 ‘비토 다케시’ 시절이니까 출판된지 꽤 오래된 책이라 지금 와서 읽으면 조금 시대착오적인 낡은 발상들도 엿보인다. ‘그딴것들은 다 삼청교육대에 처넣어야돼!’ 이런 술자리 아저씨들의 독설이 그려지는 것 같다. 그래도 이런 과격한 표현까지 너그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일본이라서가 아니라, 일본에서의 개그맨의 위상이 우리와는 다르기 때문일것이다. 그리고 ‘기타노 다케시’가 국민적으로 얼마나 사랑받는 인물인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기타노 다케시라는 인물은 역시 일반인들과는 조금 다른지도 모르겠다. 문장 하나하나마다 성공한 사람으로서의 프라이드가 느껴진다. 조금은 서민을 내려다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말하기 어려운 것들을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시원시원해서 좋지만, 동의 하게 되는 부분도 많은 대신에 ‘아니, 그건 좀 아니지 않나요?’ 하고 묻고 싶게 만드는 부분도 상당히 많아서...
이 사람이 정치인이 되면 솔직히 조금 위험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