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
마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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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이 말 정말 좋아한다. ‘가능성’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전향적인 에너지가 좋다. 국내 최고 권위자라는 전문의의 입에서 ‘한의사 그 XX들 말은 듣지도 마세요’ 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걸 보고 완전 깬 뒤부터는, 자신의 지식의 틀 안에 갇혀서 어떤 가능성도 인정하려 들지 않는 편협함을 진심으로 경멸하게 되었다.

한동안 『다빈치 코드』와 같은 팩션류의 소설 붐이 일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소재만 현실에 존재하는 것이지 팩션도 결국 모두가 허구다. 그런데도 여기에 열광한 것은 재미도 재미지만 마치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을 것 같은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성배나, 예수 그리스도의 진실이 아니라, 지구상에서 그 어떤 물체로도 손상시킬 수 없는 신물질이 발견될 가능성은 어떨까? 또는 그 물질이 ‘인류의 기원’이나 ‘우주의 비밀’을 밝혀줄 단초가 되어줄 가능성은?

천체물리학자와 고고학자의 사랑과 모험을 그린 <마크 레비>의 신작 『』에서는 이런 우주의 비밀과 인류의 기원이라는 다소 난해하고 스케일이 큰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여주인공인 고고학자 ‘키이라’가 항상 목에 걸고 다니는 독특한 모양의 목걸이는, 에티오피아의 한 사화산에서 발굴작업을 하면서 알게 된 ‘아리’라는 아이에게서 건내받은 정체불명의 물체로 만든 것. 여기에는 지금까지 인류가 밝혀내지 못한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키이라는 목걸이를 노리는 킬러들의 공격대상이 된다. 연구비를 후원받기 위해 찾아간 곳에서 한때 사랑했던 ‘아드리안’과 재회하지만, 곧 다시 헤어져 중단된 발굴 작업의 재개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에티오피아로 떠난다. 그리고 키이라를 떠나보낸 아드리안은 동료 ‘월터’의 도움을 받아 목걸이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한 본격적인 모험을 시작한다.

프랑스에서 런던으로, 다시 그리스에서 중국으로, 에티오피아로 대륙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모험담은 언뜻 영화 『인디애나 존스』를 생각나게 한다. 스릴이나 박진감을 표방하는 모험소설인데다가, 고고학자와 천체물리학자라는 주인공들의 직업 탓도 있어서 더더욱 그런 인상을 받는다.

가능성을 믿으면 소설의 재미도 배가 된다. 저자는 “어떤 가능성도 믿는것이 진정한 연구원의 자세”라는 아드리안의 대사로 그 말을 대신한다. 가능성을 믿는 순간 평범한 모험소설은 우주의 비밀과 인류의 기원을 보여주는 황홀한 소설로 탈바꿈한다. 광활한 이 우주 안에서 인간이 얼마나 미약하고 보잘것 없는 존재인가를 생각하면,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지 않을만한 이유같은 게 과연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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