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얼론 투게더 Alone Together
혼다 다카요시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2월
평점 :
그 의사는 실력도 명예도 모두 가지고 있었다. 모두로부터 신뢰받는 그였다.
그런 그가 아무런 통보없이 환자의 생명줄인 인공호흡기를 꺼버렸다.
이 센세이셔널한 사건 앞에서 침묵으로만 일관하는 그.
나는 그런 그로부터 어떤 여자를 지켜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오래전 대학에서 강의를 들었던 적은 있다. 하지만, 그것 외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나에게 왜?
여자라고는 해도 그 아이는 아직 14살. 그가 죽인 여자의 딸이다.
나는 그 부탁을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사람과 파장을 맞추는 것이 가능한 능력.
그 저주받은 능력 때문에 나에게는 친구라고는 한명도 없다.
「혼다 다카요시」의 물 흐르는 듯한 아름다운 문장에 반해버린 것은 전작인「MISSING」에 한창 빠져들어 있었을 때였다.
서정적이고, 간결한, 그러면서도 임펙트가 있는 문체.
마음에 드는 문장은 몇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다.
뻔뻔스럽게「이런 문장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게 될 정도로 가슴에 와닿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저자의 첫 장편인 <ALONE TOGETHER>.
예의 아름다운 문장도 건재하고, 마음에 조용히 스며들어오는 그 필치가, 또다시 나를 흔들어 놓는다.
이야기의 전개, 특히 남녀의 연애 관계에 대한 표현에 있어서의 초현실, 혹은「이상」이라 해도 좋을 애매한 감각. 남자와 여자의 욕망으로부터 시작되는 애정, 성의 탐욕등이 아주 솔직하게 받아들여지는 만큼, 이런 너그러운 나 자신에게 놀란다.
그렇게 애매한 남녀 관계나, 여러가지 인간의 욕망을 긍정하면서 안도하는 또다른 내가 존재하는 것일까?
소설 안에서 그려지는 인물들의 고독감이나 거기서 비롯한 각각의 에고이즘에 접하다 보면, 인간은 누구나 고독하면서도, 혼자서는 결코 살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세계관이 역시 좋다.
다른 작품보다 유머는 약간 희미해졌지만, 신비스러운 전개는 변함 없다.
무엇보다「나」로서 그려지는 감성은 소중할만큼 날카롭다.
이 작가의 소설은 격렬하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