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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 - 상 - 낯선 조류 ㅣ 샘터 외국소설선 2
팀 파워스 지음, 김민혜 옮김, 김숙경 그림 / 샘터사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2011년 공개 예정인,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4번째 작품의 타이틀이 정해졌습니다. <Pirates of the Caribbean: On Stranger Tides>.
"팀 파워스"가 1987년에 발표한 모험소설 <캐리비안의 해적 - 낯선 조류(원제:On Stranger Tides)>가 그 원작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세계관의 기초가 되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막상 읽고 보니 영화가 팀 파워스의 상상력을 거의 그대로 차용했다는 느낌이네요. 소설은 18 세기의 카리브 해를 무대로 부친의 유산을 빼앗긴 청년이 해적과 함께 불로불사의 샘을 찾아 가는 이야기입니다. "검은 수염"으로 유명한 "에드워드 티치" 등 실존했던 해적들의 이름이 그대로 등장합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 낯선 조류 On Stranger Tides / 팀 파워스 Tim Powers (1987)
주인공인 "존 섄더낵"에게는 아버지와 함께 유럽 각지를 떠돌아다니면서 인형극으로 하루하루 근근히 먹고 살아가던 어두운 과거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타지에서 홀로 생을 마감한 후, 존은 실은 아버지에게 남겨진 막대한 유산이 있으며, 삼촌이 그것을 가로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복수를 다짐하며 존은 범선 "보시퍼러스 카마이클호"에 승선해 삼촌이 사업을 하고 있는 자마이카로 향합니다. 불행하게도 도중에 해적선을 만나 존과 선원들은 과감하게 응전하지만, 승객중에서 뜻밖의 배신자가 나타나 해적들에게 붙잡히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마지못해 해적선의 일원이 된 존. 이런 존의 기상천외한 모험담이 펼쳐집니다.
해전, 럼주, 폭풍우, 결투, 반란, 유령선, 그리고 부두교의 주술같은, 말만들어도 해적 냄새 물씬나는 요소들로 가득하면서도, 상당수의 등장인물들이 실존인물이기도 하는 등, 어떤면에서는 역사/ 전기 소설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현실과 공상의 경계선에 걸쳐져 있는 듯한 묘한 분위기입니다.
이책에 앞서서 먼저 소개되었던 스팀펑크 계열의 <아누비스의 문>도 그렇지만, 파워스는 상상으로 가득찬 모험담에 현실감을 불어넣기 위해서 마법이나 주술이 존재해도 이상하지 않은 환경을 이야기의 무대로 활용합니다. 이야기의 무대로 활용한다고는 해도 그저 마법이 있었던(있을법하게 여겨지는) 시대나 지역적 배경을 빌려오는 단순한 방법일 뿐이지만, 그 무대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분위기에 실재의 인물이나 가공의 사건을 교묘하게 엮어서 플롯을 조립해내는 솜씨가 실로 굉장합니다.
특히 카리브의 해적으로서는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검은수염 에드워드 티치"가, 전해져 내려오는 그대로의 묘사로 그가 살았던 시대의 역사적 사건들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는 어디까지가 실재고 어디까지가 창작인지 평범한 독자의 입장에서는 좀처럼 구별해내기가 힘듭니다.

피비린내 나거나 시체가 나오는 장면이 꽤 많은 작품이지만, 낙천적이고 쾌활한 해적 들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서 오히려 유쾌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해적 생활에 점점 익숙해지고, 나날이 강인해져 가는 주인공을 관찰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