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반환 ㅣ 밀리언셀러 클럽 104
리 밴스 지음, 한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저자는, 골드만 삭스의 제너럴 파트너 출신인 "리 밴스".
금융계를 무대로, 저자의 경험이나 지식을 한껏 발휘해서 써내려간 서스펜스 소설입니다.
특정 전문분야가 장르소설의 소재로 사용되는 경우는 많습니다만, 실제 모습과는 대부분 차이가 많이 납니다. 전문가의 조언이라던가 자료수집에 근거했다고는 해도 결국 작품을 써내는 작가는 아마추어, 아무래도 조악할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면에서 저자가 자신의 안마당이었던 금융계를 데뷔작의 무대로 설정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금융인 출신인만큼 묘사 하나하나가 자연스럽고 위화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프로금융인이 아닌 일개 독자로서의 <반환>에 대한 인상입니다.
금융계를 무대로 했다고 해서 복잡한 경제소설이나 기업소설을 연상하면 안됩니다. 여러가지 금융거래나 전문 용어가 튀어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기본적으로는 전형적인 스릴러물입니다. 주인공 피터의 아내인 제나가 누군가에게 살해되고, 이를 계기로 잘나가던 금융인 피터는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습니다. 졸지에 아내를 살해한 용의자가 된 피터가 자신의 무죄와 진범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이야기입니다.
스릴러에는 필수인 아찔한 질주감도 있고 여러차례 반전도 있습니다. 일단은 금융스릴러라는 이름표는 달고 있지만, 전문 지식은 불필요, 오히려 그 기조에는 인간 드라마가 있습니다.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친구 사이, 또 잠깐 스쳐지날 뿐인 사람들 사이에 생겨나는 복잡한 감정들까지, 애정과 신뢰라는 감정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매력있는 등장인물들의 드라마가 볼만합니다. 이 인물묘사의 섬세함은 우선은 사람을 바라보는 저자의 관찰력과 애정이 원동력이겠지만, 그것을 뒷받침 하는 것이 바로 번역. 각각의 인물의 성격에 어울리는 단어가 적절하게 선택되어서 독자가 이 세계관 속에 비집고 들어가기 수월하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무대는 미국에서 러시아로까지 확대됩니다.
실종된 친구 안드레이가 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피터, 그리고 하나씩 드러나는 안드레이와 피터의 주변인물들과의 관계, 이 얽히고 섥힌 인간관계에 생각지도 못한 함정이 숨겨 있습니다. 진실은 도대체 어디에?
뜻밖의 결말에 놀라게 하면서도, 이야기의 전개는 매우 경쾌합니다.
외국 작품치고는 우리나라 소설을 읽는 것처럼 쉽게 술술 읽히고 재미있었지만, 다만, 금융스릴러라는 단어에서 애당초 월스트리트의 어두운 단면을 깊숙히 파헤쳐 들어간다거나 하는 논픽션급의 전문적인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던 만큼, 예상을 벗어난데서 오는 일말의 아쉬움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