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와 소름마법사 1
발터 뫼르스 지음, 이광일 옮김 / 들녘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에코는 코양이다. 고양이가 아니라 코양이(차모니아 일대에 서식하는 변종 고양이의 일종). 외모는 고양이와 비슷하지만 사람은 물론 모든 짐승들의 언어를 할줄 알며, 결정적으로 간이 두개이다!!! 이부분에서 엄청 웃었다. 간이 두개라는데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술을 잘 못마시는 것을 보면 확실한데, 이 책의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미루어 짐작했을 때 이것은 그저 웃기기 위한 설정인것 같다. 지금까지 에코는 여느 애완동물들처럼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아왔지만 어느날 주인 부부가 죽고 난 이후로는 슬레트바야의 길바닥을 전전하며 구걸을 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도저히 배고픔을 견디다 못한 에코는 우연히 만난 소름마법사 아이스핀과 모종의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른다. 그 계약에 따르면 소름마법사 아이스핀은 소름보름날까지 에코에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음식과 호화로운 생활을 보장하고 그 대신에 소름보름날이 되면 에코는 자신의 지방, 즉 코양이지방을 아이스핀에게 내어 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죽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이렇게 길바닥에서 굶어 죽으나, 실컷 호위호식을 하다가 죽으나, 죽는건 마찬가지. 당연히 에코는 호사롭게 살다가 죽는 쪽을 택한다. 그런데 언뜻 들으면 코양이 에코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처절하고 안타깝게 느껴지지만(실제로 안타까운 상황이긴 하지만), 분위기는 그다지 무겁지 않다. 오히려 유머러스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 소설 자체가 유머러스한 환상동화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에코는 아이스핀의 저택으로 들어가 극진한 대접과 함께 생전 듣도 보도 못한 환상적인 음식들을 맛보게 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목숨을 내어놓아야 한다는 불안감이 스물스물 고개를 치켜들면서, 에코는 아이스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한다.

마녀와 마법사가 나오는 이런 이야기는 어렸을 적에 정말 좋아하던 류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읽어도 변함없이 재미있다. 꿈과 상상의 세계를 동경하는 것은 나이를 불문하고 모든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싶다. 고양이도 아니고 코양이라는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특이하고 코믹한 존재들이 다수 등장해서 웃음을 자아낸다. 단어를 거꾸로 이야기하는 버릇이 있어서 책읽기 짜증나게 했던 수리부엉이 피요도르를 비롯해서, 어설프고 어딘가 미덥지 않은 소름마녀 이자누엘라, 박쥐처럼 천장에 모여사는 가죽쥐들, 기관하나로 위처럼 소화도하고 간처럼 해독도 하며 콩팥처럼 노폐물을 걸러내는데다가 뇌처럼 생각까지 하는 위간신장을 가진 똥처럼 생긴 크닐쉬, 소름마법사의 실험용 생명체 라이덴 인조인간등등, 특이한 외모와 이름을 가진 캐릭터들이 우글우글하다. 특히 라이덴 인조인간이 나올때는 왜 이렇게 웃음이 나오는지, 뭐 별다른 역할이 있는 캐릭터는 아니고 그냥 까맣고 조그만 인형같이 생긴 것으로 모르모트처럼 소름마법사의 실험용으로 사용되기 위해 만들어진 생물. 에코는, 소름마법사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어하는 소름마녀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살아남기 위한 공동의 작전을 개시한다. 과연 에코는 소름마법사의 손아귀에서 벗어날수있을까.

권선징악이라고 하기에는 악역캐릭터인 소름마법사도 인간적으로 그렇게 완전한 악역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살아오면서 딱한 개인사도 가지고 있고, 죽을 날짜를 정해주기는 했지만 에코에게도 살갑게 대해주는걸 보면, 이 책에는 진정한 악역캐릭터는 없는건지도 모르겠다. 아, 지금 생각하니 진정한 악역이 있다. 사악한 최후의 강적. 그건 직접 확인하시라.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는 비록 인연이 없었지만 코양이 에코에게도 곧 멋진 사랑이 찾아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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