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누비스의 문 1 - 털에 뒤덮인 얼굴
팀 파워즈 지음, 이동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소설이던 영화던 장르 매체 불문하고 스팀펑크를 세계관으로 채용하고 있는 작품은 언제나 대환영이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듯한 그 독특한 느낌과 거칠고 황량한 스팀펑크 계열 작품만의 세기말적 분위기가 너무 너무 매력적이라 언제나 새로운 작품의 소식을 들으면 귀가 번쩍 뜨이곤 한다. 사실 그동안은 읽고 싶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장르의 소설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 소외되어 있을수 밖에 없었는데 그래서 얼마전 런칭한 팬덤스토리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더 컸고 아누비스의 문에 대한 정보를 처음 들었을때부터 발매일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다 읽고 난 지금 그 소감으로 말할것 같으면 SF, 특히 그중에서도 스팀펑크 계열의 작품에 열광하는 독자에게는 가뭄의 단비이자 구세주같은 작품임에 틀림이 없는듯하다. 가슴이 두근거릴정도로 흥분되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환상적인 경험이였다. 

요즈음 등장하는 최신작들은 감탄이 나올정도로 놀라운 상상력과 보통사람의 그것을 훌쩍 뛰어넘는 놀라운 발상으로 중무장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수많은 작가들에 의해 발전하고 진화해온만큼 획기적이고 세련된 스토리를 자랑한다. 그렇지만 그 많은 작품들 중에서 예전에 열광하던 그 SF소설의 느낌을 찾아내기가 쉽지않고 또한 흥미를 느끼기가 어려워서 SF라는 장르에서 떨어져 나가는 독자들이 많이 있다. 물론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독자들이 다시 등장하기는 하겠지만 아무래도 개인적으로는 예전같은 작품이 없다라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최근 작품들은 세련되고 절제된 맛은 있지만 예전 작품들에서 받을수 있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감, 그리고 특유의 암울한 분위기 같은 것들이 결여되어 있는것 같다. 그것은 아무래도 그 글이 쓰여지는 당시의 시대상이라던가 글을 쓰는 사람의 정서가 글속에 반영되어지기 때문일텐데 그런 암울한 기운이 항상 주변을 맴돌던 시대는 이미 지나버렸기 때문에 요즈음 쓰여지는 작품에서 그 매력적인 분위기를 다시 발견할수는 없을것 같다. 에드거앨런포의 음울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현대작가들의 작품에서 느끼지 못하고 스티븐킹의 예전작품들과 최신작의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팀파워즈의 아누비스의 문은 스팀펑크의 창시자에 의해 쓰여진 작품답게 그 특유의 세기말적 분위기가 구석구석까지 스며들어 있다. 타임워프라는 요즈음같으면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수도 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치밀한 설정과 스토리텔링, 처음부터끝까지 긴장을 늦출수 없게 만드는 약간은 불온한 기운마저 감도는 긴장감과 함께 곳곳에서 등장하는 작가의 유머감각은 정말 오랫만에 SF다운 SF소설을 읽었다는 감회에 젖게 만들어 주었다. 세월이 지난 소설들에서 느끼기 쉬운 지루함이나 고리타분함은 전혀 찾아볼수 없었고 명작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역시 명작이라는 생각이 들게한 즐거운 시간이였다. 부디 팀 파워즈의 다른 작품들도 모두 번역되어 접해볼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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