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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한다
카르멘 포사다스 지음, 권도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이야기는 요리사 네스터가 출장 연회를 마치고 난 후 새벽 4시에 영하 30도의 냉동고에서 얼어죽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칼에 찔리고 총에 맞고 중독되고 목졸리는 등등 다른작품에서 이미 수많은 살해장면이 등장했었지만 냉장고에서 얼어죽는건 또 처음이더군요. 특이한만큼 초장부터 쉽게 몰입할수있었습니다. 어째서 네스터가 안에 있는데 열어놓은 냉동고의 문이 닫혔는지, 왜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지 네스터가 찟기를 주저했던 소중한 듯한 그 비밀일기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건지 시작부터 궁금해서 견딜수 없는 밑밥을 잔뜩 뿌려놓습니다. 그리고는 등장인물들의 얽히고 섥힌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거슬러 올라오면서 다른인물들이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하는 이유가 조금씩 드러납니다.
상당히 치밀하게 잘 짜여져 있고 때로는 감탄하면서 흠뻑 빠져들수 있었습니다. 소설이던 영화던간에 이야기를 꾸려나가는데 있어서 과거를 밝혀나가는 형식은 궁금증을 유발하고 해소시켜나가는 쾌감을 얻을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는것 같습니다. 탐정소설로 치자면 수사가 진행되면서 하나씩 단서를 찾아내고 진상이 드러난다는것과 별반 다를게 없겠지요. 그런면에서 보자면 이 모두가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한다라는 작품을 추리소설이라고 할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일단 사람부터 죽여놓고 시작하는 도입부와 본격 미스테리의 냄새를 강하게 풍기는 제목을 가졌다고 해서 무조건 아가사 크리스티를 연상하면 안됩니다. 일단 이 작품은 책을 읽으면서 독자의 추리를 크게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잘 짜여진 이야기 속에서 한꺼풀씩 벗겨져 나가는 등장인물들의 치부를 들여다보는 동안 서서히 진상에 가까워져 갑니다.
추악한 비밀과 그 비밀을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등장인물들 그리고 그 비밀때문에 산사람이 냉동고에 들어가서 얼어죽어야 하는 어찌보면 처참하고 무서운 비극이라고 할수 있는 이야기를 비교적 유쾌한 마음으로 읽을수 있었습니다. 작품 전반에 걸친 풍자 덕분일까요. 드러내지 않는 작가의 위트가 군데군데 느껴집니다. 또한 중간중간 등장하는 네스터의 디저트 만드는 비법은, 덕분에 읽는 내내 달콤한 향이 떠도는 느낌을 받게 해주었습니다. 디저트를 먹으면서 책을 읽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까지는 아니더라도 추악한 인간 군상의 내면을 그려내는데 있어서 그 혐오감을 중화시키고 익살스러운 분위기를 내는데 한몫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