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링 엔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1
윌리엄 요르츠버그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오컬트와 정통파 하드보일드의 절묘한 결합(1978년)으로 화제가 된 작품. "악마의 바이블"이라고도 불리운다는 "윌리엄 요르츠버그"의 바로 그 소설이다. 소설을 몰라도 이 작품을 영화화 한 앨런 파커 감독의 <엔젤 하트>는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원작도 영화 못지않게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래서 매력있다!) 1950년대 뉴욕의 재즈맛 나는 분위기나, 기독교, 부두교등의 종교적인 서술도 흥미롭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을 방불케 하는 설정과 전개가 최고. 지금까지 뿔뿔이 흩어져 있던 모든 조각들이 모여 합쳐지는 결말부분에서는 등골이 오싹해진다.

1959년 뉴욕. 사립탐정인 "해리 엔젤"에게 어느 날 "루이 사이퍼"라는 수수께끼의 인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행방불명된 왕년의 인기 가수 "자니 페이버릿"을 찾아달라는 의뢰. 자니는 자원입대한 전쟁터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당해 전역 후 오랫동안 병원 신세를 지고 있었을 터였지만, 해리가 찾아가보니 병원에 있어야 할 자니는 15년전에 이미 누군가에게 병원밖으로 빼돌려져 있었다. 처음에는 마음 편하게 맡은 의뢰이지만 자니의 과거는 캐들어가면 갈수록 참혹한 사건으로 넘치고 있고, 해리에게 자니에 대한 정보를 주는 인물은 왠지 하나같이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당해 버린다. 

그것은 마치 은폐 공작처럼 보인다. 범인은 자니의 행방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 것 같다. 해리가 더듬어 가는 길은 하나같이 막다른 곳을 향하고 있고, 쫓는 입장이던 해리는 어느새 쫓기는 입장이 되어 위험한 상황에 놓여버린다. 그리고 잔혹한 의식, 엄습해 오는 부두교의 어두운 그림자. 과연 자니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 자니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살해하는 자는 누구인가? 해리의 과거는? 루이 사이퍼의 정체는? 그리고 충격의 결말.

옛 기록들을 입수하거나, 바에서의 탐문 등, 의욕적으로 뉴욕 중심가를 돌아다니는 엔젤. 물론 술마시는 장면도 있고, 로맨스도 있고 오컬트한 냄새와 정통파 하드보일드의 진한 향이 골고루 배어 있다. 영화에서는 컬트색이 강조되고 있던 것 같은 기억이 어렴풋이 있는데, 원작은
정확하게 말하면 호러를 하드보일드적인 설정과 문체로 쓴 작품이라는 느낌? 필립 말로우에 버금가는 터프한 행동파에 인정미도 있는 하드보일드 탐정 해리 엔젤. 종국에는 예상치 못한 운명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장르를 넘나드는 반전이 등장하는 작품이 드물지 않지만 그런 류의 스토리의 선구자격인 작품이 바로 이 폴링엔젤이 아닐까 싶다.

"스티븐 킹"의 찬사를 인용하면 "레이먼드 챈들러가 엑소시스트를 쓴 것 같은 것". 폴링엔젤의 작풍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킹은 챈들러를 끌어다 붙이고 있지만, 나는 그 스타일상 오히려 챈들러보다 벨린저를 더 닮았다고 생각했다. 발표 당시에라면, 아마도 다 읽고 난 후 한동안 영혼을 강제로 뽑힌 것 같은 충격에 휩싸일만한 작품이지만, 영악한 독자가 넘쳐나는 요즘에 와서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런지.
미키 루크와 로버트 드니로의 연기대결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엔젤 하트를 본 적은 있지만, 줄거리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관계로 초심으로 돌아가 순수하게 즐길 수 있었다. 평범한 하드보일드에 식상한 사람, 가끔씩은 변칙적인 미스터리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는 사람에게 강력하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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