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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처럼 나비처럼 1
야설록 지음 / 형설라이프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조승우, 수애 주연의 동명의 영화의 원작소설이라고 해서 흥미를 가지게 된 책인데 막상 읽어보니 당초에 기대한 것보다 훨씬 깊이있고 흥미진진한 소설이었다. 만화가 이현세의 <남벌>이나 <아마겟돈>을 통해서 "야설록"이라는 저자의 이름은 오래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시나리오는 많이 접해보았어도 정작 저자 본인의 소설작품은 한편도 읽어본 기억이 없다. 결국<불꽃처럼 나비처럼>이 그 첫경험이 된 셈인데,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의 책을 왜 지금까지 한번도 읽어보지 못한 것인지, 다 읽고 난 뒤에는 지금까지 소개되었던 저자의 책을 한권한권 찾아읽어보고 싶어졌다.
명성황후라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하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무협의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있다. 무협지 역시 그다지 즐겨 읽은 편은 아니라서 직접적으로 무협이다라고 말할수는 없을 것 같고, 도쿠가와 이에아스같은 역사속 실존인물을 등장시키지만 실제 역사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활극을 그려내는 "야마다 후타로"의 "인법첩 시리즈"나 "유메마쿠라 바쿠"의 모험활극을 연상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단순한 사극이나 무협지와는 달리 실존 역사가 투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몰입도가 높고 절절한 사랑이야기와 함께 박진감 넘치는 액션은 확실히 영화계에서 탐을 낼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아직 관람전이라 이 작품의 매력을 어디까지 영상으로 옮겨놓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르긴 몰라도 소설을 읽지 않고 영화만을 보고나서 이 이야기를 제대로 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역사를 읽다보면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 시대로 들어가서 실존했던 어떤 사건을 뒤바꾸어 놓고 싶다거나, 만약 어떤 역사속 인물의 곁에 이런 인재가 있었으면 조금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들. 명성황후에게 고종 이외의 또다른 연정의 대상이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상상이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에서는 그런 만화와 같은 상상을 실제 이야기처럼 멋들어지게 실현시켜 놓았다. 흥선대원군의 쇄국 정책, 천주교도 박해와 같은 역사속에서 한많은 삶을 살다간 이름없는 민초들의 삶, 그 사연많은 수많은 무명씨들 중 한명에게 파란만장한 성장배경과 함께 명성황후를 목숨처럼 사랑하는 호위무사로서의 삶을 부여한 이 소설은, 명성황후라는 안타까운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역사의 한 단면과 시너지 효과을 일으켜서 더욱더 애틋하게 다가온다. 명성황후의 새로운 모습을 끌어낸 이 소설을 진정한 역사소설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류의 소설이라고만 하기에는 다소 염치없는 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