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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캡틴 1 ㅣ 오브리-머투린 시리즈 2
패트릭 오브라이언 지음, 이원경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패트릭 오브라이언"의 해양 모험 소설 "오브리 - 머투린" 시리즈 제2탄입니다. 전작과는 와르르 색채가 바뀐 듯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시리즈물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 단발 작품으로 쓰여졌던 전작이 호평을 받아 시리즈화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두번째 작품임에도 배경설명이나 묘사가 친절하다 할 만큼 세세해서 덕분에 전작인 <마스터 앤드 커맨더>가 맛보기였다면 <포스트 캡틴>이야말로 본격적인 시리즈 첫 작이라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될때 주인공 오브리는 아직 정식함장이 아닙니다. 사령관이라 함장이라 불릴뿐 아직 지휘관에 지나지 않습니다. 본국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정전, 즉 평화의 소식를 듣습니다. 전쟁이 끝나 버렸기 때문에 공적을 올려 정식 함장으로 승진하려던 바램은 물 건너 간 것이 되었습니다만, 그보다 더 한심스러운 것은 영국으로 돌아와 보니까 그의 나포 상금을 관리하던 대리인이 파산해서 그의 전재산을 가지고 날아가 버린 듯 합니다.
그런 오브리에게 지금까지의 배들과는 전혀 다른 타입의 기이한 전투함 폴리크래스트호을 맡아보지 않겠느냐는 의뢰가 들어옵니다. 빚쟁이에 시달리는 오브리로서는 어쩔수 없이 그 의뢰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막상 수락하고 보니 폴리크래스트호는 도대체 어떻게 다뤄야 할지 막막한 실험작으로, 지금껏 어느 누구도 맡으려 하지 않았던 배입니다. 어찌되었든 오브리는 옛 동료들, 그리고 친구 스티븐 머투린의 도움으로 선원들을 이끌고 바다로 나갑니다. 우여곡절 끝에 천재일우의 기회, 마지막에는 보물선을 나포할 기회도 찾아옵니다만, 그 전말은 다음권에서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바다 사나이들의 이야기인 만큼 아가씨들과의 에피소드가 빠질 수 없습니다. 모처럼 소피아 윌리엄스와 재회하고, 여기에 윌리엄스 자매와 함께 사촌 다이애나 빌러스가 등장합니다. 소피아와는 완전히 반대의 성격으로 자유분방하고 자기중심적인 타산적인 미녀라 할 수 있습니다. 나이는 소피아와 같지만, 15살에 인도로 건너가 결혼해서 방종한 부자 생활을 보내던 중에 인도의 내전으로 아버지와 남편의 빚을 떠안고, 쫓겨나듯이 도망쳐 온 신세입니다. 그녀들을 둘러싸고 사랑에 빠진 오브리와 군의관 머투린, 왁자지껄합니다.
내용은 변함 없이 해상 용어의 폭풍우로 술술 읽어넘기기는 어렵다 할 수 있지만, 재미는 전작보다도 훨씬 업그레이드 된 것 같습니다. 단순히 모험소설이라고만 보기에는 매우 심오한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역사소설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 합니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히어로상이라기 보다는 한없이 보통 사람에 가까워서 다툼, 분쟁이 있고, 연애가 있고, 그리고 식사가 있습니다.(상당히 자세한 묘사가 흥미를 돋웁니다). 치밀하고, 방대하면서도 때로는 서정적이기도 하고, 범선등의 세부사항에 대한 설명, 인간에 대한 통찰력까지 포함해서 밀도있고 충실합니다. 그러니까 단숨에 읽어 내려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상당히 고전할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몇번을 다시 읽어도 그때마다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부분이 있어서 아무리 읽어도 싫증나지 않는 매력적인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