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리플레이 판타 빌리지
켄 그림우드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1988년 10월 18일, 갑작스런 심장 발작으로 제프는 죽었다. 의식이 돌아오자, 1963년에 와 있다. 21살의 봄이다. 의식만 과거로 타임 슬립해 버린 제프. 경마와 월드 시리즈 결과에 배팅해 큰돈을 손에 넣은 그는 남아있는 미래의 기억을 자산으로 투자 사업을 시작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음직한,「만약 인생을 다시 살아 볼 수 있다면」이라는 상상. 그런「만약」이 이 책의 주인공 제프에게 현실이 되어 일어난다.

지금의 눈으로 보면 오래 된 설정이지만, 그럼에도 그 명성답게 두말할 나위 없이 재미있었다. 타임 슬립을 소재로 한 이야기로는 이 이상의 것이 또 있을까. 다소의 결점은 있다손 치더라도 그런 것은 언급할 마음도 들지않을 만큼의 명작이다. 타임슬립이라면, 순간적으로 몇몇 일본 소설들이 머리에 떠오른다. 기타무라 가오루의「시간과 사람」3부작이라던가, 히가시노 게이고의「도키오」, 오기와라 히로시의「타임슬립」등이 그것인데, 전부 인상적으로 읽은 작품이였음에도 이 책의 재미와는 애초에 도저히 비교가 되지 않는다.

「상처」난 레코드판을 전축에 올려놓으면 바늘이 튀어 앞으로 다시 돌아가 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것처럼 사람의 인생도 예전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일이 있을 수 있는 것일까. 그럴수만 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갈수가 있다. 또다른 멜로디를 연주할 수가 있다. 그렇지만, 상처난 곳에 이르는 순간 바늘은 반드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버린다고 한다면? 아무리 마음에 드는 멜로디를 만들어낸다 해도, 바늘이 제자리로 돌아와 버리면 그것은 어디에도 남지 않는다. 게다가 그 바늘이 되돌아오는 주기가 조금씩 짧아지기라도 한다면? 이것은 그러한 이야기다. 43살의 죽음이라는「상처」에 접어들 때마다 바늘이 돌아오는 제프의 인생은 얼마든지 원하는만큼 새로운 멜로디를 연주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다. 제프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다 읽은 후에는「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하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다.

젊은 날의 자신으로 되돌아올 때마다, 이전의 삶을 교훈으로 삼아 배움을 거듭해 가는 궁극의 자기 계발. 리플레이를 반복할 때마다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 가는 주인공이 그 결말 뒤에는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마치 보너스와 같은 형태의 에필로그로 마무리하고 있지만, 실은 저자「켄 그림우드」가 말하고 싶었던 주제의 힌트는 바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작품속 주인공처럼 저자 자신이, 실제로 심장 발작으로 운명을 달리했다는 것이 또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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