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소시에이트
존 그리샴 지음, 유소영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법정 서스펜스의 일인자 존 그리샴의 20번째 소설. 발표하자마자 뉴욕 타임즈의 픽션 부문 베스트셀러 1위.

90년대 후반의 존 그리샴은 문자 그대로 매년, 연간 판매 부수 탑의 자리에 오르는 작품을 발표해 왔다. 그러다 2000년 이후에는 줄곧 외도하는 듯 하더니 간신히 최근이 되어서야 법률 서스펜스로 돌아와 낸 것중 하나가 바로 이 작품「어소시에이트」다. 어소시에이트란, 법률 사무소에서 신입 변호사가 최초에 받는 직함이다. 말하자면 신입사원, 이등병, 말단 변호사다.

주인공은 명문 예일대 법대대학원에 재학중인 25세의 우수한 청년으로 이름은 「카일 맥어보이」라 한다. 카일은 로스쿨을 졸업한 후 2~3년 동안은 재야에서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에서도 1, 2위를 다투는 대형 법률 회사 「스컬리 앤드 퍼싱」이, 초임으로 연봉 2십만 달러를 제안하며 구애하고 있지만 일단은 거절한 상태.

또한 카일은 농구선수 출신으로 학교밖에서는 유소년 농구팀의 코치를 맡고 있기도 하다. 이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동료와의 협조나 팀워크에 중점을 둔 그의 지도방식은 그런 카일의 성격이나 신념을 잘 드러낸다. 그런데 그 신념을 버리지 않을수없는 상황이 찾아온다. 카일의 약점을 손에 쥐었다는 수수께끼의 남자가 나타난 것이다. 남자에게 협박당한 끝에 카일은 억지로「스컬리 앤드 퍼싱」에 취직한다. 법률 회사 스컬리 앤드 퍼싱은, 국방 기밀에 관련된 군사 산업의 소송을 담당하고 있으며, 남자는 카일에게 소송에 관한 기밀 정보를 훔쳐내 올 것을 지시한다.

이렇게 해서 스릴 만점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몇백명이나 되는 변호사를 거느린 거대 법률 사무소의 실상을 그려내기 시작한다.

90년대 이후, 경제의 세계화와 함께 국경을 초월한 대형 M&A등이 잇따랐다. 그로 인해서 거액의 보수를 받고 복잡한 기업 법무와 관련된 업무를 취급하는 "메가 펌"이라 불리는 거대한 법률 회사가 탄생했다. 실제로 타국의 유력한 법률 회사 중 상당수가, 미국계의 거대 법률 회사의 산하에 들어가 있다.

그런 메가 펌의 불합리할 정도의 수임료, 고문료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대기업들의 엉성한 회계 처리등의 실태를 주인공 카일의 시니컬한 시선을 통해서 고발한다. 그것들을 조금은 과장되게 그려냄으로써 변호사나 로펌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편, 수수께끼의 남자의 협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주인공 카일의 활약, 같은 직장의 동기인 미인 변호사와의 사랑놀음에 더해, 시골 마을에서 현지인들을 위한 변호사로서 일하는 아버지의 카일을 향한 애정 등,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이 스토리에 색을 더한다.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다만, 90년대 후반 전성기때의 그리샴의 재미를 기대하면서 읽으면, 이 작품의 엔딩은 다소 납득이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장기인 법률 서스펜스로 돌아왔다고는 해도, 최신작에서는 허를 찌른다던가, 독자를 카타르시스의 정점에 도달하게 해 줄 그런 감탄할만한 결말은 아쉽게도 볼 수 없다. "현실이란 바로 이런거야"라는 저자의 냉소적인 중얼거림이 들려올것 같은, 무언가 현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전해져 오는 엔딩이지만, 엔터테인먼트 작품이라는 면에서는 아무래도 끝내는 방법을 좀 더 연구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의 어두운 단면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는 데는 조금 소홀하지 않았나 싶다. 재미는 있지만 그저 무난하게 읽히는 가벼운 읽을 거리가 되어버린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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