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즘과 올로지 - 세상에 대한 인간의 모든 생각
아서 골드워그 지음, 이경아 옮김, 남경태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이런 책 있었으면 좋겠다'하고 정말 간절히 바래오던 책이다. 서점에 가보면 백과사전, 언어사전, 무슨무슨 사전, 심지어는 로봇 대백과사전까지 온갖 잡다한 사전들이 있는데, 정작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런 책은 없더라.

무슨 내용이냐 하면, 아니 딱히 내용일 것 까지는 없고 <이즘과 올로지>라는 제목처럼 ~주의, ~론, ~학이라는 말로 뭉뜽그려서 이야기하는 개념들에 대한 설명집이라고 할 수 있다. 사전이라고 해도 좋겠지만, 딱딱한 사전의 이미지와 이책은 별로 어울리지 않는것 같다. 그래서 설명집.

신문을 뒤적거리던, 인터넷 서핑을 즐기던, 아니면 소설을 읽을때도 그렇고, 택일신, 초현실주의, 칠리아, 슈펭글러주의, 스푸너리, 작가주의 등등의 끝말잇기를 하는 것 같은 말들이 쉴세없이 등장하는데, 당시에는 문맥상 이해한줄 알고 넘어가지만 나중에 돌이켜 보면 그 단어들이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설령 알았던 적이 한번쯤 있었던 단어라고 해도 그런적이 있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데 뭐 모르는것과 별반 다를게 없다.
 
잠깐 이 책의 '저자의 말'에서 예시로 들고 있는 문장을 소개해본다.

"보스니아는 강력한 민족주의, 문화적 쇼비니즘과 실지회복주의로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게다가 아프가니스탄과 체첸과 중동에서 온 무자헤딘이 발칸 반도에 전파한 이슬람교의 종파인 와하비즘까지 세력을 키우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사라예보 사람들에게 친숙했던 다문화주의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언뜻 보기에는 그리 낯설지 않은 문장인 듯도 한데, 다 이해한 것 같으면서도 하나하나 살펴보면 솔직히 말해서 '쇼비니즘'이나 '실지회복주의'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고, '와하비즘'은 자주 들어서 왠지 친근한 느낌이 든다는 정도. 다행이 이 책에 실린 "방귀기호증" 처럼 마치 웃기려고 막 지어낸 것 같은 말은 만나본 적이 없지만, 혹시 만나게 되었다면 상당히 혼란스러웠을 것이 분명하다. 

이 책에서는 정치와 역사, 철학과 예술, 과학, 경제, 종교, 성도착 외 로 분리해서 각 분야에서 쓰이고 있는 ~이즘과 ~올로지에 대한 뜻과 설명이 수록되어 있다. 사전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 것은, 저자의 설명이 여느 사전이나 용어집처럼 무미건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읽는 재미가 있는 사전'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개념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에 위트있는 예시가 따라붙는다거나 저자의 다소 엉뚱한 견해가 들어가기도 한다. 웃기는 것이 목적인 책도 아니고 과도하게 주관적이거나 해서 용어집 본래의 가치를 떨어뜨리지도 않고 딱 알맞을 정도까지만 자유분방한, 그런 재미있는 사전이다.
 
수록된 용어 가운데는 대한민국의 문선명 목사가 창설한 '통일교'에 대한 설명도 있는데 통일교 공식 홈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다는 '구름 떼 같은 증인들' 이라는 문서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따르면 2001년 크리스마스 정오에 천국에서 세미나가 개최되었는데 예수, 공자, 무함마드, 부처가 마르틴 루터나 성 베드로 같은 유명인들을 대동하고 참석했다고 한다. 게다가 깜짝 손님도 있었으니 그 면모를 보면 마르크스, 레닌, 스탈린 , 덩샤오핑... 이 날 세미나에서 이들은 문선명 목사를 구원자이자 메시아로 선포했고, 하느님의 간략한 감사장 수여식까지 있었다고 한다... 통일교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는 그 어떤 설명보다도 효과적인 예시가 아닐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