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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불명자 ㅣ 오리하라 이치의 ○○자 시리즈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기희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무대가 되는 사이타마현 하스다시는, 오미야에서 우쓰노미야선을 타고 세번째 역, 시간으로는 십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인구 7만명 정도의 실재하는 소도시입니다. 도쿄로부터 그다지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닌데 예상외로 시골틱한 느낌이 드는 곳으로, 주택지 보다는 밭이나 논이 대부분인 선로 부근의 풍경은 유유자적하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또한 저자인 오리하라 이치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라고도 합니다. 이 책 <행방불명자>에서는 살인자가 날뛰는 꽤 위험한 지역으로서 그려져 있는데 실제로도 그런 느낌이 조금은 있습니다.
구성상으로는, 2개의 이야기를 병행하면서 각 이야기가 어느 시점에 어떤 식으로 교차하게 될 것인가, 혹은 각각의 이야기가 별개인 것인가? 하는 것들을 생각하게 하면서 진행되는 스타일입니다. 서술트릭의 달인인 오리하라 이치의 작품인만큼, 거기에 분명히 대단한 트릭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간파해 내기 위해서 애쓰면서 읽게 됩니다만, 저로서는 언제나처럼 막바지까지 전혀 감을 못잡는 상태,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개이지 않는 안개속을 방황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이야기의 2개의 큰 줄기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우선 하나는, 가장 다키자와 류타로(55세), 노모 요시코(81세), 아내 미에코(48세), 도쿄에서 혼자 생활을 하고 있다가, 사건 당시에 때마침 본가에 돌아와 있던 딸 나쓰미(25세)가 ,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다키자와가의 저택에서 자취을 감추어 버립니다. 이 사건을 추적하는 것이 논픽션 작가 이가라시 도모야의 아내이며, 같은 일본 저술가협회 회원이기도 한 이가라시 미도리입니다.
또 하나는, 일단은 추리작가라고 할 수 있는 나. 도다공원역 근처에 사는 그는 전철 안에서 치한으로 오인받은 것 때문에 상대 여성에게 역으로 원한을 품고, 마침내 스토커같이 되어 버립니다. 도다시에서는 심야에 여성이 습격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었는데, 그 사건이라는 것이 어찌된 일인지 언제나 그가 원한을 품은 상대를 뒤쫓다가 역습 당했을때에 그 시각, 같은 장소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피해자들의 형제, 친척등이 연관되어 오고 사건의 진상들이 조금씩 드러닙니다. 나중에 이것들이 어떤 형태로 수렴할 것인가, 과연 전혀 예상도 할 수 없던 놀라운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하는 궁금증을 안고 지켜보는 그런 이야기가 됩니다.
다른 작품에서도 그렇지만, 오리하라 이치는 서술트릭을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트릭의 존재를 감추려 드는게 아니라 오히려 맞힐수 있으면 맞혀봐라는 식으로 대범하게 독자를 도발해 옵니다. 따라서 독자입장에서는 시원스럽게 읽어 내려갈수 있기도 하지만, 대신에 굉장한 트릭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읽는 탓으로 결말에 크게 놀라게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작가의 그 솜씨는 변함없이 능수능란합니다. 프로의 눈으로 보면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그저 우와 그런거였어~ 하고 감탄할 뿐. 역시 이런 류의 소설로는 현재 오리하라 이치가 최고다라고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이야기 속에서 "다키자와일가 행방불명 사건"을 쫓는 이가라시 미도리의 남편의 작품으로서 언급되고 있는 "원죄자", "침묵자" 와 같은 작품들은 이 작품과 같은 "~자" 시리즈로 실제 작품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빠른 시일안에 모든 시리즈가 나와주었으면 합니다. 아무래도 각 시리즈간의 텀이 너무 길어진다면 관심도 반감될수밖엥 없으니까요. 뭐 이것도 모두 국내에 소개될거라는 전재하에서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서 저자의 이 "~자" 시리즈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