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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월드 - 떠도는 우주기지의 전사들
닐 게이먼 외 지음, 이원형 옮김 / 지양어린이 / 2009년 4월
평점 :
지금 내가 있는 곳과는 다른 세계에 또다른 내가 있다면? 시간을 축으로 한, 혹은 차원을 축으로 한 패러렐월드는 누구라도 어릴적 한번쯤은 상상해 보았음직한 SF의 아주 고전적인 소재이다. 고전적이라고 해서 낡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이 자연스레 상상해온 지극히 보편적인 소재라는 것이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그렇다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방금전에 나의 모습이 기다리고 있지 않겠는가. 아니면 시간을 건너뛸수 있다면 그곳에서 미래의 나와 조우할수 있지 않겠는가. 다른 차원 어딘가에서는 지금 이순간에도 또 다른 내가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상상이 패러렐월드, 즉 병행세계라는 개념을 만들어 만들어냈다.
영화, 만화, 소설등 너무나 많은 이야기속에서 이와 비슷한 소재를 다루었기 때문에 지금은 진부하다고도 여겨질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이 패러렐월드를 소재로 한 이야기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만큼 보편적이고 언제들어도 흥미진진한 상상이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분명히 여기 있는데 나와 같은 모습을 한 존재(마치 도플갱어와 같은)가 동시에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왜 흥미롭지 않겠는가.
이책의 공저자인 닐 게이먼은 비주얼 노벨인 샌드맨을 시작으로 수많은 아메리칸 코믹의 시나리오와, 스타더스트, 미국의 신들과 같은 명작 SF소설의 작가이자, 휴고상 수상자이기도 한 명실상부한 상상력의 귀재다. 그런 타이틀의 소유자인만큼 팬들의 기대치도 높아서 왠지 그가 손을 대는 작품은 언제나 새롭고 독창적인 소재일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역시 흥미로운 상상이란 세대도 작가도 모두 초월하는 모양이다. 닐 게이먼과 함께 에미상 수상작가라는 마이클 리브스가 공저한 이번작 인터월드는 바로 그런 패러렐월드를 소재로한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닐게이먼이 그려낸 병행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얼마전 소설과 영화로 소개되었던 점퍼라는 작품에서는 공간이동인 점프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점퍼들이 등장했었다. 인터월드에서는 차원과 차원, 즉 병행세계 사이를 이동하는 능력인 워킹을 할수 있는 조이라는 소년이 주인공이 되어 활약한다. 길을 잘 못찾는 심각한 방향치인 조이는 지금까지 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어느날 조이는 수업의 일환인 사회체험학습 시간에 길을 잃고 헤매다가 진짜 자기집과는 미묘하게 다른 또다른 자신의 집을 찾아가게 된다. 그곳에는 조이 대신에 조이와 닮은 소녀가 살고 있었다.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 조이를 쫓는 정체불명의 추적자들. 조이를 돕는 가면의 인물. 그리고 워킹. 또 워킹. 추적자들이 조이를 좇는 이유는? 그리고 조이를 도와주는 제이라는 인물의 정체는? 한쪽 세계의 인물이 다른 차원속으로 흘러들어가서 벌어지는 일방향 에피소드가 아니고 각각의 세계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워킹이라는 능력, 그리고 그 모든 평행세계를 관장하고 있는 인터월드의 존재등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같은 재료라도 어떤 양념, 어떤 조리법을 쓰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요리가 된다. 인터월드는 닐게이먼 식의 평행세계 요리이다. 평소에 팬을 자처하거나 저자의 작품을 좋아해온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새로운 페러렐월드라는 말에 구미가 당기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