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모양 상자 모중석 스릴러 클럽 10
조 힐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미국 모던 호러계의 기대주라는 조 힐의 첫번째 장편. 조 힐이라는 작가는 대가 스티븐킹의 아들로서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처음부터 그런 사실이 부각되었던 것도 아니고, 본인도 공식적으로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모양이라, 그것이 브램스토커 상이라던가 월드판타지 상을 수상한 저자의 경력을 폄하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순수하게 실력에 의해 이뤄낸 결과라는 것.

주인공 주드 코인은 인터넷 옥션으로 유령이 붙어있다는 양복을 산다. 도착한 것은 하트모양의 검은색 상자. 상자안에는 판매자가 보내온 예의 양복이 들어있다. 그런데 그때부터 이상한 노인의 유령이 출몰해 주드의 주위를 배회하기 시작한다.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을때는 이미 되돌릴수 없게 되어 버렸다. 노인의 유령은 주드에게 버림받은후 자살했다는 애나의 의붓 아버지로, 죽어서까지 딸의 복수를 꾀하고 있는 것 같다. 최면술을 사용하는 이 노인 유령 크래독에 의해 주드 주위의 사람들이 잇달아 사고를 당하거나 목숨을 잃는 재앙이 발생한다. 살수가 없다 정말! 주드는 현재 함께 살고 있는 여자친구 조지아와 함께 양복의 판매자인 안나의 언니를 만나러 플로리다로 향한다.

주인공 주드 코인은 왕년의 록스타라는 설정으로, 그의 2마리의 애완견인 앵거스와 본의 이름은 유명 락 밴드인 AC/DC의 멤버의 이름으로부터 따왔다. 그리고 본서의 제목인 하트모양상자도 역시 유명 락밴드인 니르바나의 곡명으로, 어둡고 울적한 죽음을 노래한 곡답게 저자의 선택은 정곡을 찌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락과 호러는 궁합이 좋다. 많은 락밴드가 호러적인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고, 예전에는 아예 뮤지션 자신이 호러영화를 찍어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만 의외로 락 뮤지션이 주인공인 호러 소설은 하트모양상자 이전에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락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락스피리츠가 느껴지는 네이밍이나, 시끌벅적한 사운드를 듣고 있는듯한 문체, 잔학 묘사나 공포의 연출에 있어서 신세대적인 느낌이 강한 호러다. 딘 쿤츠만큼 시종일관 내달리기만 하지는 않고, 그렇다고 스티븐킹처럼 질질 끌지도 않는 적당한 템포가 느낌이 좋다.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 크게 새로운 맛은 없는 것 같지만, 그러면서도 독특한 분위기가 있어서 식상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예측못한 재앙앞에서도 별로 크게 두려워하는 것 같지도 않고, 될대로 되라는 식의 주인공의 태도가 초반부에 긴장감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대신에 중반이후부터는 길을 떠난 주인공들에게 시시각각 덮쳐오는 재앙들이 풀스로틀의 스피드로 그려진다. 마지막 대단원까지 숨돌릴 틈 없이 내달린다. 그 질주감이 상쾌하기까지 하다.

사악한 유령 크래독의 무서운 존재감은 충분하지만, 동기 부분에서는 약간 의문이 남는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죽어서까지 저러고 있는건지. 개들의 영혼과 크래독의 대결같은 장면은 환상적인 인상이라 2010년에 나온다는 영화가 많이 기대된다. 잔인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크게 그로테스크한 연출은 없고, 마초적이고 바람둥이 성향을 가지고 있던 주인공이 애정에 눈을 뜨는 마지막 부분이 나름 감동적이기도 해서, 호러소설인데도 책을 덮고 난뒤의 기분은 깔끔한 편이다. 그동안 읽어보지도 않은 주제에,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없었다고 함부로 업신여기고 있던 것 정말로 미안해. 하트모양상자에 이전에, 이미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저자의 데뷔 단편집도 꼭 읽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언제 나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대작에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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