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룡, 세계와 겨룬 영혼의 승부사
브루스 토마스 지음, 류현 옮김 / 김영사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성공하려는 이는 반드시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인내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한다.
인내란 소극적이고 무기력한 게 아니라 적극적이고 강렬하게 저항하는 것이다.

이소룡 평전. 이런 책을 내손에 쥐게 되는 날이 올줄이야. 이소룡이란 인물은 그 유명세에 비하면 그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알수 있게 해줄 자료가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그건 비단 국내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고, 이 책에서 말하는 바에 의하면 해외에서도 심도 깊게 다룬 자료는 흔히 접할수 있는 그런 류의 것이 아닌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죽음을 둘러싼 온갖 의혹과 말도 안되는 루머들이 끊이질 않았다. 나 역시도 이책을 읽기 바로전까지는 만화영화에나 나올법한 허황된 에피소드를 십여년 이상 당연하다는 듯이 믿고 있었으니까.

나의 어린 시절의 기억속에서 이소룡은 또래 아이들의 영웅이자 우상이었다. 그의 영화속 장면들을 흉내내는건 다반사고, 이소룡을 동경하기때문에 일어나는 의미없는 싸움들도 부지기수였다. 조금 과장하면 쌍절봉을 들고 도장으로 향하는 아이들을 언제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었다. 무술도장은 덩달아 호황이였다. 아마도 이소룡 덕분에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무술 사범들도 상당수 있지 않을까. 사후 몇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의 캐릭터는 독보적이다. 아마도 그가 살아있던 70년대에는 시대를 대표하는 하나의 커다란 아이콘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내 인생은 이소룡이 살았던 시절과 겹치는 부분이 전혀 없다. 그렇다고 고인을 기억할만한 특별한 자료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지금 생각하면 그저 한두편의 영화만으로 그렇게 열광했던 것이다. 일대 신드롬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영화속에서 이 이소룡이라는 인물이 내뿜는 임팩트는 그야말로 대단한 것이었다.

최고의 액션배우 그리고 근거없는 루머들로서만 그를 기억하고 있었지만, 용쟁호투의 주인공 이소룡, 액션배우 이소룡이 아닌, 짧은 인생을 한껏 불태우다 간 이소룡이라는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기대이상으로 흥미로운 것이었다. 한사람의 일대기가 이렇게까지 재미있을줄은 몰랐다. 그 어떤 소설보다도 흥미롭고 시간가는줄 모르고 몰입해서 읽었다. 이소룡의 삶과 죽음, 그의 영혼, 그리고 사랑, 인간적인 면모, 가족사, 젊은 나이에 전세계인들의 우상이 되기까지 겪었던 모든 아픔과 고뇌,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자신이 목표하는 바에 다가가기 위해서 그가 기울인 모든 수련의 과정들, 화려한 발차기의 뒤에 어떤 뼈를 깎는 노력과 자기성찰이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혹자는 이소룡을 천재라고 할지도 모른다. 실제로도 그렇다. 다른사람들이 몇주씩 걸려야 배울것을 단 3일만에 깨우쳐 버리는 무술의 천재. 그러나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은 다름아니라 자기 스스로를 언제나 최고라고 생각하는 긍정의 힘이였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그는 그저 병약한 아이었을 뿐이다. 그를 위대한 무술인으로서 존재하게 한것은 바로 마음의 힘. "당신은 재능이 있어요 단지 그것을 인정하지 않을 뿐이에요." 이소룡의 말이다.

기복이 심하고 불같은 성격. 한낱 거리의 불량배로 전락할수도 있었을 그의 인생의 궤도가 어긋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무술을 통한 자기수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춘권관의 만남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이는 시사하는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목표를 향해 다가가려는 노력의 계기와 수단이 되어줄 무언가. 역자후기에서 말하듯 이소룡에게 무술이란, 그 목적에 다가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자 깨달음에 도달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그 수단이 반드시 이소룡과 같이 무술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이라도 좋다. 나를 흔들리지 않게 단단히 붙잡아줄수 있는 것이라면, 나를 더욱 발전시켜 줄 수 있는 것이라면, 그리고 나의 영웅 이소룡처럼 영혼을 활활 불사를수 있는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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