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1 터널 시리즈 1
로더릭 고든.브라이언 윌리엄스 지음, 임정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현대문명과 첨단기술이 발달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미지의 세계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채 여전히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기분까지 아득히 멀어질것 같은 광대한 우주 공간, 그에 못지 않은 미지의 영역을 감추고 있는 깊은 바다속, 그리고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가 발을 딛고 서있는 이 땅 밑의 지하세계. 이책 터널은 그런 지하 세계를 무대로 한 이상하고 스릴로 가득 찬 모험 소설이다.

14살의 소년인 주인공 윌은 부모님과 여동생과 함께 영국 런던에서 살고 있다. 윌의 아버지는 낡고 오래된 작은 박물관의 관장자리에 있으면서, 재야에서 전공인 고고학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윌은 그런 아버지와 함께 삽을 들고, 방과후의 대부분의 시간을 발굴을 하면서 보내고 있다. 티비 앞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대신해서 가사와 가계를 도맡고 있는 여동생. 윌의 가족은 제각각이면서도 나름대로 큰 문제없이 평온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 어머니와의 다툼을 마지막으로 아버지는 온데간데없이 자취을 감추어버린다. 집안에 지하 창고에 남아 있던 것은 수수께끼의 터널과 아버지의 일지였다. 그 일지에는 검은 옷을 입고 마을을 배회하는 이상한 사람의 모습에 대한 기술이 있었다. 윌은 친구인 체스터와 함께 터널 깊숙한 곳으로 잠입해 들어간다.

런던의 지하 깊숙한 곳에 오래된 유적과도 같은 시가지가 늘어서 있고 소수의 지배계급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는 수수께끼의 마을이 출현한다. 그들에 의해 더 깊은 지하 속으로 추방된 아버지, 붙잡혀 진짜 가족의 비밀을 전해듣게 되는 윌, 덩달아 말려들어가게 된 체스터. 런던의 지상과 지하세계를 무대로 한 모험이 시작된다.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아도 반짝반짝 빛나는 표지, 터널의 저편으로부터 촛불을 들어 이쪽을 비추고 있는 수수께끼의 그림자, 그리고 근사한 로고까지. 미스터리나 판타지라면 맥을 못추는 나는 이것만으로도 순식간에 반해 버렸다. 해리포터의 뒤를 잇는 포스트 해리포터로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터널이다. 아마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해리포터를 발굴해낸 편집자가 새로 찾아낸 작품이라는 모양인데, 이런 사실에 이끌려서 선입관을 가지고 읽으면, 어쩌면 익숙해지는데 조금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리포터에서는, 현실세계 가까운 곳에 있는 마법의 세계를 그리고 있었다면, 터널에서는 현실 세계와 공존하고 있는 광대한 지하 세계가 펼쳐진다. 어두운 지하세계를 베이스로 한 세계관이나 지상의 인간과는 다른 이상한 사람들의 존재는, 마법이 주축이 되던 해리포터의 세계와는 또다른 형태의 모습을 하고 있다. 2개의 작품은 정말이지 다르다. 애초에 그 방향이 다르다. 그렇지만 해리포터 시리즈의 재미나 인기를 잇는다는 의미로서라면 충분히 포스트 해리포터라 불릴만한 재미가 있다. 지금도 상당히 화제가 되고 있는 듯 하지만, 앞으로도 해리포터에 버금가는 인기를 구가하게 될지도 모를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터널에는 해리포터와 같은 권선 징악적인 인물 구조나 독자를 두근두근하게 하는 마법은 없다. 그러나 항상 어둠속에 고여있는 공기를 느끼게 하는 이 지저세계는 빛과 화려함 같은 것은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마법의 세계 그 이상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

가슴이 답답해 질 것 같은 지하세계를 시원시원한 문장으로 묘사해 나간다. 선천적으로 체내에 색소가 결핍되어 있는 알비노 소년 윌의 마음이 이상하리만치 땅속에 끌리는 이유. 또 그 출생의 비밀 등, 판타지라고는 하지만 그 치밀한 설정에는 설득력이 있다. 아버지를 찾기 위해 미지의 지저세계로 뛰어든 윌과 그 친구인 체스터의 앞으로의 모험이 더욱 기대된다. 해리포터에 목말라하고 있던 사람들이라면 이번에는 마법의 세계에서 지하세계로 눈을 돌려 보면 어떨까. 거기에는 또다른 놀라운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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