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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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처럼, 우리는 앞으로 나아간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줄곧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 프랜시스 스코트 피츠제럴드

2007년 10월 31일 토요일 아침, 잘나가는 정신과 의사인 에단 휘태커는 맨해튼 허드슨 강변에 정박해 있는 자신의 호화요트에서 아침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그날 3발의 총알을 맞고 30미터 아래의 콘크리트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죽음은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갑작스럽게 찾아옵니다. 이야기가 시작되고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일어나는 일이라 꽤나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의 표지디자인이나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라는 다소 로맨틱한 제목때문에 줄곧 애틋한 사랑이야기일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있었는데 초장부터 주인공이 이런 과격한 장면을 연출하면서 죽어버리니 바로 어 이게뭐야?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그날 아침 눈을 뜨는 순간부터 에단의 주위에서는 자꾸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전혀 기억에도 없는 낯선 여자가 자신의 옆에서 잠들어 있던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오래전에 자신이 떠나온 연인인 셀린으로부터 날아온 청첩장, 갑자기 찾아와 면담을 요청하던 소녀가 대기실에서 권총으로 자살을 하고, 도박빚을 받아내려는 일당에게 끌려가서 가혹한 수준의 린치를 당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뜻모를 이야기를 하는 정체불명의 택시기사와 의사와의 만남 등등... 아무튼 그러던 에단은 그날 그렇게 영문도 모르고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런데 틀림없이 죽었을 터인 에단이 다시 눈을떠보니 그곳은 2007년 10월 31일 토요일 아침의 자신의 요트안. 옆에는 예의 낯선 여자가 잠들어 있습니다. 에단은 다시 같은 하루를 반복하게 된 것일까요.

막상 읽어보니 전혀 의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베이스는 어디까지나 미스터리. 미스터리적인 수법으로 끌어가는 이야기 안에는 판타지나 사랑이야기등 이런저런 요소들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그런 스토리 안에서 운명론이냐 카르마냐 하는 심오한 것들을 논하기도 합니다. 물론 감동도 있구요. 잘 짜여진 이야기 구조는 말할것도 없습니다. 아무리 개성있고 장점이 많은 소설이라고 해도 잘 짜여져 있는 스토리가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관심을 모으는 걸작은 될수 없었겠죠. 주인공의 과거속 인물들이 하나둘씩 등장해 드러나는 진상들은 허를 찌르는 의외의 연속입니다. 한번 잡으면 도저히 손에서 놓을수가 없는 그런 책을 페이지 터너라고 하던가요.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입니다. 깔끔한 번역도 한몫해서 술술이라는 표현도 모자랄만큼 쉴세없이 책장을 넘기게 되더군요. 최근에 기욤뮈소라는 작가의 이름을 자주 접하게 되는 이유를 이제야 비로소 알 수 있을것 같습니다. 특정한 취향의 독자에게만 만족을 주는 그런 소설이 아니라 최근의 독자들의 트랜드라 할만한 것들이 모두 들어있는 친화력있는 소설입니다. 기욤뮈소의 다른 작품들도 모두 읽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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