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온 소년들 Medusa Collection 3
아이라 레빈 지음, 김효설 옮김 / 시작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1974년 9월, 브라질 상파울로에 모인 전 나치 친위대원 6명에게, 앞으로 2년 반이라는 기간에 걸쳐서 세계 각지에 사는 65세 전후의 남자 94명을 살해하라는 기괴한 지령이 내려진다. 지령을 내린 자는 "죽음의 천사"로 악명 높았던 전 나치의 주임의사 멩겔레 박사. 이 이해할 수 없는 계획의 목적은 도대체 무엇인가? 한편, 얼떨결에 그 정보를 입수하게 된 "나치 사냥꾼" 리베르만은 이 정보의 신빙성에 대해 완전히 확신하지 못한 채 조심스럽게 조사에 착수하지만, 곧 이 계획의 피해자들과 그 피해자들 사이의 공통점을 찾아내게 되는데...

<죽음의 키스>, <로즈메리의 아기>와 더불어 아이라 레빈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이 발표된 때가 1976년, 지금부터 4반세기도 더 지난 작품인 만큼,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소재 자체는 지금의 독자들의 눈으로 보면 결코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물론 발표 당시는 획기적이였을 것이 분명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스토리의 교묘함에 정말로 감탄 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한차례 영화로 만들어졌던 작품이 다시 제작된다고 하는 것만 보아도, 이 소설이 얼마나 잘 쓰여진 작품인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는 이해하기 힘든 살인 지령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언뜻 보기에는 아무런 공통점도 없을 것만 같은 피해자들 (모두 공무원이거나 그와 비슷한 직업에 종사하는 남자들로서, 나치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는 듯 하고, 덤으로 연령이 65세 전후인)은 이야기 속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냥 내버려 두어도 머지않아 자연사 할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구태여 일부러 찾아가서 살해해야 할 이유가 과연 무엇인가? 초반부터 그런 강렬한 "수수께끼" 가 제시됩니다. 파견된 "암살자"들은, 냉혹하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 피해자들을 한사람, 또 한사람 확실하게 말살해 갑니다. 지령 자체의 기괴함에 더해 그 실행 방법의 리얼한 묘사가, 스토리에 상당한 긴박감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한편, 그 정보를 입수한 리베르만은, 반신반의하면서도 정보의 확인을 위한 독자적인 조사에 착수합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는 수상하고 위험한 계획이 존재하며 그것이 실행에 옮겨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리베르만의 소극적인 대응이 초조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계속해서 살인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숨막히는 상황 속에서, 리베르만은 우연한 계기로 피해자들 사이의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여기서부터 이야기의 템포는 급격히 빨라집니다. 그 "공통점"의 이유가, 전반부의 복선과 서로 연계되면서 멩겔레 박사의 "이해할 수 없는" 지령의 충격적인 전모가 서서히 드러납니다. 

멩겔레 박사의 "광기" 를 부각시키면서 리베르만과 멩겔레 박사의 최후의 결전으로 이끌어 가는 후반부의 스토리텔링은 절묘합니다. 정상을 향해 서서히 서서히 오르고 있던 롤러코스터가 갑자기 뚝 떨어지는 듯한 속도감과 통쾌함이 있습니다. 비교적 슬로우 페이스였던 전반부의 전개와 대비되서, 그 속도감이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앞서 말했 듯, 이 책의 소재는 픽션의 소재로서 이미 드물지 않은 것이 되어 버렸는지도 모릅니다만, 그 소재의 대상이 주는 섬뜩함에 있어서는 단연 독보적입니다. 게다가 이 작품이 발표된 때가 1976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통찰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소설에서 그려지고 있는 공포의 핵심은, 기분 나쁠 정도의 예언성에 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면에서 소설속에서의 리베르만의 최후의 "결단" 은 머지않아 실제로 우리가 내려야 할 결단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의 상황으로 보면 그것이 그리 먼 훗날의 이야기인 것만은 아닌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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