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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스케 사건 해결집 - 나누시 후계자, 진실한 혹은 소소한 일상 미스터리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김소연 옮김 / 가야북스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샤바케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는 하타케나카 메구미의 마노스케 사건 해결집(원제: 만마코토 - まんまこと)입니다. 137회 나오키상 후보작. 이 소설에는 혼령이나 요괴는 나오지 않지만, 이야기의 분위기나 구성면에서 샤바케 시리즈와 많이 흡사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대는 물론 에도, 주인공은 간다 부근의 8개의 마을을 책임지고 있는 나누시의 아들 마노스케. 나누시라는 직책은 몇개의 마을을 다스리는 하급관리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저는 촌장과 비슷한 이미지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간다의 나누시 자리는 세습되며, 마노스케도 머지않아 아버지인 다카하시 소에몬의 뒤를 이어, 장차 나누시가 될 몸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마노스케가 말입니다. 어릴 적에는 실로 성실하고 품행이 방정해서 주위의 평판이 아주 좋은 젊은이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열여섯살을 지나면서 갑자기 사람이 바뀌어 버렸다고 하네요. 20살하고도 2살이나 더 지난 지금은, 매사에 태평하고 느긋한 백수건달의 이미지를 가지게 된 듯 합니다. 그런 어느 날의 일입니다. 마노스케의 절친한 악우이자, 이웃마을 나누시의 아들인 세이주로가 마노스케에게 도움을 청해 옵니다. 바람둥이인 세이주로가 처해있는 이 난감한 상황은 갑자기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어, 마노스케 본인의 이야기가 되어 버립니다. 왠걸 마노스케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아가씨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런 기억이 전혀 없는 마노스케는 순간 당황하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상대인데다가, 아가씨의 거짓말도 곧바로 드러나 버립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 아가씨에게도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모양. 나누시가 하는 일중에는 공동주택 관리인의 힘으로는 수습하기 역부족이고, 그렇다고 손이 부족한 봉행소로 보낼 정도는 못되는 사건들을 중간에서 조정 하는 역할도 있습니다. 때마침 몸이 불편해진 아버지를 대신해 마노스케는 이 뱃속의 아이의 아버지가 과연 누구냐 하는 사건을 떠맡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나누시 대리 마노스케는 첫 중재를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재판하는 본인이 느긋한 탓인지, 악인에게 확실하게 죗값을 치루게 하는 권선 징악의 판결보다는, 조금 현실과 타협하거나 꾀를 부려 변칙적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지만, 그것이 의외로 솔로몬의 지혜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현명하기도 해서, 사람의 마음을 헤아린 중재라고 해야 할까, 모든 사람이 좋은 윈윈 전략이라고 해야 할까. 그것이 맞아 떨어져 읽고 나면 흐뭇해지는 꽤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로 마무리 됩니다.
샤바케와 비교하면, 응석받이라고 할까 고생을 모르는 도련님이라는 이미지는 비슷하지만, 마노스케 사건 해결집은 주인공이 22살의 성인이기 때문에, 연애 관계등을 포함한 어른들의 미묘한 심리가 자주 그려지고 있어서 샤바케와는 또다른 맛을 볼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앞으로 계속해서 마노스케의 이야기가 시리즈물로 나와준다면, 이후의 매력있는 두 아가씨(혹은 한명의 아가씨와 한명의 아줌마), 오유나 오스즈와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지 매우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