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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 라이프 1
김태양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중고등학교를 모두 남자학교를 다닌 나는, 그 시절 언제나 머릿속에 남녀공학에 대한 환상같은 것을 달고 있었던 것 같다. 여자 아이들과 같은 학교생활을 공유하게 되면 얼마나 재밌을 것이며, 얼마나 설레는 일이 많이 생길것인가. 생각만 해도 어찌나 부럽던지. 학교밖에서는, 남녀공학을 다니는 친구들을 만나서 학교생활을 캐묻기도 하고, 여학교 다니는 친구들과 만나서는 같이 부러워하면서 그 동질감을 교환하기도 했다. 인생에서 가장 혈기넘치고 왕성한 호기심을 자랑하는 그 나이 때의 남자아이들에게 남학교라는 울타리는 정말로 베를린 장벽보다 더한, 허물어 버리고 싶은 벽이였다. 미소녀는 커녕 살기 넘치는 육식동물 같은 녀석들만 우글우글해서 최대의 관심사는 단연코 누가 세냐였다. 무식하기 짝이 없다. 하루가 멀다하고 타이틀전이 벌어지고, 평소에는 서로 갈려서 아웅다웅하면서 지내던 놈들이 다른 학교와 트러블이 생기면, 또 신기하게 그렇게 화합이 잘 될수가 없다. 그래도 즐거운 일로 치자면 이 시절이 최고라, 추억담은 밤을세고 풀어놔도 다 못할정도로 한 가득이지만, 그때와는 감수성도 많이 달라진 지금도, 여자아이들과 같은반에서 생활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녀석들에 대한 부러움만은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 그건 남학교를 나온 사람들에게는 앞으로도 평생 겪어보지 못할 시간이자, 언제까지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경험이기 때문일 것이다.
<스쿨라이프>는 그 또래의 남자아이들이 한번씩은 상상 해봤음직한 그런 이야기이다. 순진한 사랑이야기, 변태 취급받아도 할말없지만 결코 밉지만은 않은 그런 이야기. 남자 아이들의 로망이라고도 할 수 있겠고, 어쩌면 망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동급생중 최고의 미소녀 둘로부터 사랑받는 주인공. 그 미소녀 중 하나는 재혼한 아버지덕에 생긴, 피가 섞이지 않은 여동생. 그런 여동생과의 동거생활, 그 미묘한 관계에서 오는 야릇한 분위기, 삼각관계에서 오는 갈등, 미모의 젊은 여선생님과의 관계등등 사춘기 소년들의 가슴에 불을 확 지필만한 설정들의 총집합이다. 거기에 야동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동급생이라던가, 야동을 구워오라는 선생님 등등 재미있지만 다소 변태같은 캐릭터들이 잔뜩 등장한다. 그리고 학창생활하면 빼놓을 수 없는 가장 큰 에피소드들, 예를 들자면 소풍이라던가 체육대회에 관한 에피소드들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려져 있다. 어떻게 보면 소위 오따꾸의 방구석망상처럼 보여질수도 있겠지만, 남자아이들이라면 이런 상상 자체에 충분히 공감을 가질수 있을만한 내용들이다. 다소 과장되면서도 야릇한 설정은 과감했지만, 정작 여성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서투르고 조심스러운 묘사는, 연애라는 것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던 순진하던 그 시절의 상상 그대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