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이방인
제임스 처치 지음, 박인용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북한을 무대로 한 소설이다. 인민 보안성 수사관인 주인공 오검사원은 어느 날 상사인 박 책임 검사원으로부터 기묘한 명령을 받는다. 명령의 내용은, 통일 도로를 달리는 차의 사진을 찍으라는 것이다. 장소도 시간도 차종도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이 통일 도로는, 30년전에 높으신 분의 명령에 의해 만들어진 오로지 곧게 뻗은 일직선 도로이며, 이 도로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정체 불명의 차가 다닐 여지가 없는 곳이었다. 오검사원은 차가 터널로부터 빠져 나오는 소리가 들릴 법한 장소에 자리를 잡고서 기다린다.

아침해가 뜨기 전에 현장에 도착해 차가 통과하기만을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 오검사원. 잠시 후 흑색 외제차가 클랙션을 울리면서 맹렬한 스피드로 달려 왔다. 차를 향해 셔터를 누르지만 카메라는 상태가 좋지 않아 한 장도 찍히지 않는다. 배터리가 없었다.

돌아온 오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상사인 박 뿐만이 아니었다. 대외 정보 수사부 강과 통일전선부 김이 와 있었다. 두 명은 오의 일처리가 불만이었다. 박과 오는 오랫동안 상사와 부하의 관계이고 사적인 교제는 없었지만 서로 신뢰하고 있는 관계였다. 강과 김은 함께 왔지만 두 명의 목적은 아무래도 서로 다른 것 같다. 수수께끼의 외제차의 배경에는 과연 어떤 사건이 있다는 것인가. 이윽고 오에게 강으로부터 고려 호텔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들어온다.

그곳에서 알게 된 것은, 예의 그 외제차가 오가 잠복하고 있던 곳으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 정차되어 있고, 차 안에서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곁에는 소년의 시체가 있었다고 한다. 강이 접촉해 온 것을 알게 된 박은 돌연 오에게 휴가와 함께 잠시 피해있으라며 강계행 표를 쥐어준다. 아침 일찍 기차에 탑승해 강계로 향하는 오였지만, 그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이중 삼중으로 둘러쳐진 음모의 소용돌이였다.
  
크게 이데올로기나 정치적인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어느 의미로 객관적인 입장에서 즐길 수 있는 내용이라 할 수 있을 듯 하다. 중반 약간 주춤하고 늘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안착이라고 해도 좋을 듯한 이야기로 완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실제로 첩보원으로서 북한에 체류 한 경력이 있다는 저자이니만큼 거리나 사람들의 분위기, 실제감에 있어서는 보통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을 무대로 한 서스펜스는, 내가 아는 한 사상최초. 물론, 실제로 북한에 가보았던 적은 없기 때문에, 정말로 리얼한가 어떤가는 모르지만.... 적어도, 아름다운 북한의 자연을 그려낸 저자의 필력만큼은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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