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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ㅣ 여형사 유키히라 나츠미의 두뇌게임 시리즈 1
하타 타케히코 지음, 김경인 옮김 / 엠블라(북스토리)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언페어'라는, 우리나라에서도 꽤나 유명한 일본 티비 드라마의 원작이라고 합니다. 드라마 뿐만 아니라 영화로도 제작된 모양이더군요. 아쉽게도 드라마나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대신에 아무런 선입견을 갖지 않고 이 책을 읽을수 있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제목 그대로 추리소설입니다. 언뜻 들으면, 이것이 진정한 추리소설이라는 의미의 강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다소 거만한 제목처럼 받아들여질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스토리의 중심에는 한권의 추리소설이 놓여 있습니다. 그 추리소설이 사건의 발단이자 이 이야기의 구심점이 됩니다.
신주쿠의 인적 드문 어느 공원에서 중년남성과 여고생의 시체가 발견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단서도 없음. 유일하게 발견된 것은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 라고 쓰여진 메모뿐. 이윽고 신인 문학상 수상 장에서 한 편집자가 독살됩니다. 거기서도 똑같은 메모가 발견되고, 사건은 연속 살인 사건으로 발전합니다.
그런 와중에, 경찰과 범인이외에는 알 리 없는 범행 상황을 리얼하게 쓴 소설 '추리소설' 상편이 출판사에 보내져 옵니다. 그리고 다음 범행의 예고와 함께, 사건을 막고 싶다면 자신이 제시한 금액 이상의 가격으로 배팅해 이 책의 나머지를 낙찰받으라는 요구를 해 옵니다. 경시청 수사 1과의 검거율 넘버1인 유키히라 나츠미와 그 파트너인 신참 형사 안도가 수사에 나섭니다.
유키히라 나츠미라는 캐릭터의 존재가 단연 두드러지고 멋있습니다. 30대의 이혼녀. 7살짜리 딸 미오와는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술고래. 방은 난잡하고. 성격은 터프 그 자체. 검거율 No. 1. 쓸데없이 미인.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대신, 동료들과의 협조성도 전무. '잘도 안짤리고 경찰에 붙어 있네' 하는 생각이 드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검거율 1위라는데서 알 수 있듯이 수사의 프로페셔널입니다.
미스테리나 스토리보다는 캐릭터의 매력으로 읽히는 타입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범인도 비교적 빨리 짐작할수 있었구요. 단지, 주인공을 포함 등장 인물의 깊이있는 내면묘사에 있어서 조금은 표면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족하다는 말이 아니라, 티비 드라마를 통해 바라보는 인물상이라고나 할까. 보여주는데 중점을 두는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독자의 보수성에의 통렬한 비판도 전개됩니다. 사건의 진상이 모두 설명되지 않고 이야기가 진행 되어서는 안되며, 클라이막스에서 범인이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단서만으로, 독자도 진상을 구명해내는 것이 가능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불공정하다. 그것이 리얼하다고 할 수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쉽게 읽힙니다. 과연 극작가 출신답게 묘사가 간결하면서도 비쥬얼적인 면이 강합니다.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감각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쓸데없이 미인인 유키히라 나츠미를 계속해서 만나고 싶기 때문에 속편도 빨리 읽을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