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크림 러브 -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가’ 나가시마 유 첫 장편소설
나가시마 유 지음, 김난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무카이 시치로는 예전에, 자신이 제작한 게임과 그 게임을 소재로 한 소설이 히트해 꽤 유명세를 탄 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무직이다. 직장을 관둠과 동시에 이혼한 아내와는 지금도 자주 연락을 하는 비교적 깔끔한 관계로 지내고 있지만 미련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복잡한 생각을 가지고 대하고 있다. 무카이 시치로와 그의 친구인 츠다의 현재의 모습을 중심으로, 그들이 학생이였던 1992년의 이야기와 2년전 시치로가 이혼할 무렵의 이야기가 병행해서 진행된다. 유유자적하게 흘러 가는 이혼남의 일상. 그 안에서 보여지는 서로 상반되는 유형의 두 남자의 우정 이야기, 그리고 헤어진 아내와 시치로 사이의 애틋하면서도 미묘한 감정의 교류가 인상적이다.

 
별거중에도 아내는 수시로 시치로의 집을 찾아와 한밤중까지 머무르다가 마지못해 돌아가곤 한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내가 찾아오지 않자 시치로는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무작정 아내의 집을 찾아가 온갖 걱정으로 속을 끓인다. 바람을 피운 것은 아내이고 자신은 그런 아내에게 그에 대한 별다른 대가도 치루게 하지않고 순순히 보내주었다. 이혼 과정도 원만했고, 위자료조차 청구하지 않았으며, 아내에게는 지금도 연인이 있다. 밤늦은 시간에 혼자 빈 택시를 타고 돌아가야 하는 쓸쓸함은 다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걱정스럽고 때로는 혼자인 아내가 가엾게 느껴지는 것을 어쩔수가 없다.  

 
결혼은 문화라는 친구 츠다의 말처럼, 부부에게는 그 부부만의 '문화' 가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비록 헤어진 부부라도 둘만이 공유하고 있던 '문화'가 있었을 것이다. 평소에는 이미 서로를 잊었다고 생각하면서도, 문득 생각이 나면 또다시 상대의 안부가 걱정이 되고, 이제 나와 관계는 없지만 그래도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되는, 오래된 동료의식 같은게 생겨나게 되는건 아닐까. 헤어진 아내를 향한 시치로의 미묘한 감정은 그런 동료의식 같은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연애, 부부, 우정, 사람과 사람사이의 만남과 헤어짐, 90년대의 향수등 여러 가지 재료들이 먹기좋게 잘 섞여 있다. 안타깝고 쓸쓸한, 그러면서도 따뜻한 어른들의 성장소설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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