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끽연자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8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담배 피는 사람을 몰아내자는 혐원권 운동이 갈수록 점점 그 도를 더해간다. 흡연자의 수가 줄어들면서 다수쪽인 비흡연자의 입김이 세어지는 것이다. 비흡연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자는 취지를 넘어서 이제는 아예 흡연자를 개와 동급으로 취급하더니 급기야는 사회의 악의 축, 말살되어야 할 종자 정도로 몰아세우고 있다. 흡연자의 권익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 그저 흡연은 죄악이다라는 것이다. 혐연권 운동의 기수인 한 여기자는 해비스모커인 작가의 집에서 문전박대를 당한 뒤 분노에 차서 흡연자 전체를 싸잡아 마구 비난한다. 이런 식이다.

 
- 그녀는 분노에 차서 자기 잡지 남의 잡지 가리지 않고 나에 대한 비난, 나아가서는 흡연자 전반을 험담하는 글을 써댔다. 가로되, 흡연자는 그렇게 억지투정, 아둔완고, 오만횡포, 망상망집, 독선전횡의 무리가 되고 만다. 가로되, 그런 흡연자와 함께 일하는 것은 고단하기 짝이 없으며 나아가서는 실패를 부르는 일이므로 모든 직장에서 흡연자를 추방해야 한다. 가로되, 이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 흡연자로 변할 우려가 있으니 읽으면 안된다. 가로되, 모든 흡연자는 바보다. 가로되, 모든 흡연자는 미친놈들이다. -

 
담배가게는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어 가고 흡연자들은 서서히 갈 곳을 잃어간다. 하나둘씩 비흡연자로 전향하고 남은 소수는 공동으로 모여살며 그 힘을 모아보지만 역부족이다. 도망자 신세가 되어 법의 포위망을 피해다니면서도 끝까지 투쟁하지만 결국은 단 한명만이 살아남는다. 그러나 최후의 흡연자가 건물 옥상에서 목숨을 걸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을때 전혀 뜻밖의 소식이 들려온다.

 
한 흡연자의 상황을 극단적으로까지 몰고간 뒤죽박죽 블랙 코미디이다. 이 책에서는 비록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지만 메시지는 극명하다. 실제로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들에게 간접흡연의 폐해를 안겨주는 흡연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사회는 너무 이분법에 의한 잣대를 들이대고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와 같지 않으면 틀린것이다. 다수의 생각이 우선시 되는 것은 어쩔수 없지만 그렇다고 소수가 존중받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큐 170이 넘는 천재라는 작가 츠츠이 야스타카는 특별한만큼 아마도 소수의 비애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대놓고 드러내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비난받을 일인지에 대해서도. 그것이,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도 생각을 애둘러 피력할 수 있는, 블랙코미디의 형식을 띤 소설을 이 작가가 즐겨 쓰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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