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읽은 프랑스 고전.

그녀가 잠을 자기 전에 자기 결혼에 대하여 생각한다면, 오늘 저녁엔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결혼을 생각할 것임에 틀림없으리라고. 나로 말하자면, 이 목가적인 사랑의 결과야 어떻게 되든간에, 일찌감치 자크에 대한 복수를 멋지게 한 셈이다. 즉 나는 그 엄숙한 방, ‘나의‘ 방에서 보낼 그들의 신혼 밤을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 P45

이 사랑의 말들은 어린애 같은 짓 속에서도 숭고함이 있다. 그리고 그 후 내가 겪을 정열이 어떤 것이든 간에, 열아홉살 소녀가 자기는 너무 나이 든 할머니라고 우는 것을 보는 그러한 홀딱 반할 감동을 앞으로는 두 번 다시 겪어 보지 못하리라 - P59

다른 시대였다면 그녀 남편의 죽음을 바란다는 것이 어린아이의 망상이 됐을 것임이 틀림없지만, 이제 그러한 바람을 갖는다는 것은 이미 그를 살해한 것이나 거의 다름없는 죄를 범히는 일이 되있다. 나는 전쟁 덕분에 싹트는 행복을 맛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 화려한 피날레를 전쟁에 기대했다. 나는 한 이름 없는 자가 우리 대신 죄를 지듯, 그 전쟁이 내 증오에 봉사해 주길 바랐다. - P72

"나는 괴롭기만 할 거야. 당신이 나를 떠나 버린다면 난 죽을 거야 그렇다고 당신이 내 곁에 머무른다면, 사랑 때문이 아니라 당신 마음이 약하기 때문일 거야. 그러면 당신 행복이 나 때문에 희생되는 것을 보면 나는 괴로울 거고..." - P74

왜나하면 자크는 결국 돌아올 것이있기 때문이다. 비상시국이 지난 다음에 특수한 환정 때문에 바람 핀 아내에게 배신당한 다른 수많은 병정들과 마찬가지로, 품행이 부정했던 사실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침울하지만 고분고분한 아내를 다시 만날 것이다. 그러나 그 아이는 마르트가 휴가 중에 자기 남편과 육체적 접촉을 감수할 경우에나 오직 그에게 납득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비겁하게도 그렇게 하라고 마르트에게 애원했다. - P125

그런 말을 듣고 보니, 내 성격이 어떤지, 나 자신을 잘 알아 볼 수 있었다. 두 달 동안 장미꽃을 즐기겠다는 욕망은 그 외 열 달을 잊어버리게 했던 것이다. 그리고 망드르를 선택한다는 사실은 우리 사랑이 덧없이 일시적인 것이라는 증거를 또한 나에게 보여 주었던 것이다. - P145

"그이와 함께 행복한 것보다 당신 곁에서 불행한 것이 오히려 더 좋아." - P165

벼락이 어떤 사람 위에 떨어지는 경우 너무나도 재빠르기 때문에 그 허락을 맞은 사람은 괴로움을 느길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와 합께 있는 사람에겐 비참한 광경인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는데, 아버지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 P184

마르트! 나는 질투심으로 그녀를 무덤까지 뒤따라 가서, 죽음 뒤엔 아무것도 없기를 바있던 것이다. 따라서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들이 참석하지 않은 잔치의 수많은 손님 틈에 함께 끼어 있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내 마음은 아직 미래 같은 것을 생각하지 않는 나이에 속해 있었다. 그렇다! 내가 마르트를 위해 바랐던 것은 어느 날엔가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 새로운 세계보다는 차라리 무, 바로 그것이었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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