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도스토예프스키의 가장 재미있는 작품. 쉴새없는 수다와 도박판 속에서도 교훈을 준다.

예를 들어 장사보다 더 나쁘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인가? 백 사람 중에 한 사람만이 돈을 따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뽈리나 알렉산드로브나는 오늘 판돈을 절반씩 나누어 가져야 한다고 고집했고, 내게 80프리드리흐스도어를 주면서 감으로 이런 조건으로 계속 도박을 해나가자고 제안했다. 나는 그 절반의 돈을 딱 잘라 거절했다. 그리고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 도박을 할 수 없는 것은, 내 스스로가 원하지 않아서 그러는 게 아니라 십중팔구 돈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그녀가 돈 때문에 그와 결혼하려 했다는 사실을 이보다 더 뻔뻔스럽게 드러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예의라곤 찾아불 수도 없고 격식을 차리려고 하지도 않았단 말입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그리고 할머니에 관해서는 더 여처구니 없고 추악한 것이, 어명게 쉴새 없이 전보를 보내면서 죽었나? 죽었어? 하고 물어볼 수가 있단 말입니까? 예?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습니까 뽈리나 알렉산드로브나?
그리고 오늘 남작의 불평을 끝까지 들어 주고 또 그의 이해타산에 넘어가 버리는 바람에 장군님께서는 스스로 이 모든 일에 휘말려 들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전 늦어도 내일 이른 아침 안으로 남작님에게 직접 요구하겠습니다. 문제를 일으긴 상대가 나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마치 자격이 없거나 스스로를 책임질 수 없는 사람으로 취급에 버린 채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을 상대한 이유에 대해 정식으로 설명해 줄지 것을 요구하겠다는 말입니다.
드 그리외는 모든 프랑스인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득이 생긴다거나 어쩔 수 없을 때에는 쾌활하고 친절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싶으면 견딜 수 없을 만큼 따분해지는 것이다. 프랑스인이 천성적으로 다정한 경우는 보기 드물다. 언제나 명령에 따르듯이 그리고 계산 속에서 다정하게 구는 것이다.
하지만 이할머니는 우리 모두보다, 그리고 호텔보다도 더 오래 버티겠어! 아 이런, 이제 우리들은 어떻게 된단 말인가. 우리 장군은 이제 어떻게 된단 말인가! 이제 그녀는 호텔을 온통 뒤집어 놓고 말 것이다!
뭐가 어떻게야? 기차를 타고 왔지. 철도는 왜 있겠어? 너희들은 내가 뒈져 버리고 유산을 남겼을 것이라고 생각했지? 난 자네가 이곳에서 전보들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고 있네, 이곳에서 전보를 보내려면 돈이 꽤 들텐데, 자네 그 돈을 대느라고 고생했겠구먼, 어쨌든 내가 부리나케 달려왔잖은가, 여기 이렇게 말이야.
뽈리나! 내게 한 시간만 줘요 여기서 한 시간만 기다려요. 그러면 돌아오겠습니다! 이건..이건 꼭 해야만 돼요! 곧 알게 될 테니, 여기 있어요, 여기 있으란 말입니다!
그때 내가 단 한 번이라도 뽈리나에 대한 생각을 떠올렸는지 안떠올렸는지는 기억할 수가 없다. 그 당시에 나는 내앞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던 은행권들을 긁어 모으고 움켜쥐는 기쁨, 뭐랄까 도저히 어떻게할 수 없는 기쁨 같은 것을 맛보고 있었던 것이다.
가령 빨간색이 열 번이나 나오고 나면 또다시 빨간색에 걸려고 결심하는 사람은 거의 아무도 없다. 하지만 노련한 노름꾼들이라면 빨간색의 반대인 검은색에는 걸지않을 것이다. 노련한 노름꾼은 그것이 <우연의 변덕> 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오고 나면 열일곱 번째에는, 예들 들어 열여섯번 발간색이 틀림없이 검은색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풋내기들은 검은색에 우르르 몰려들어 돈을 두배 세배로 올려 걸지만, 결국참패를 당하고 만다.
당신의 생각이 마음에 듭니다. 당신의 말씀 속에서 전 과거의 현명하고 열광적이고 또 냉소적인 친구를 발견말 수 있어요. 그렇게 모순된 것들을 동시에 겸비할 수 있는 사람은 러시아인뿐이지요. 무릇 인간이란 아주 훌룡한 친구기 자신 앞에서 모육당하는 것을 볼 좋아하게 마련이랍니다. 대부분의 경우 우정이란 것도 바로 그 굴육감을 바탕으로해서 생겨나는 것이지요. 이것은 현명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예로부터의 진리입니다. 그렇지만 낙심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전 정말 기쁩니다. 어디 말씀해 보세요, 도박을 그만두실 생각은 없으신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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