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버젼이 가독성이 확실히 좋다. 이 책을 알게 된게 정말 큰 행운이다.


캐디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이 너무 낮아 밤의 모든 냄새와 소리가 마치 꺼진 천막 아래 있는 것처럼 바닥에 내려앉았다 유달리 인동덩굴 냄새 그 냄새가 내 숨결 속으로 들어왔다 캐디의 얼굴과 목에도 마치 페인트칠을 한 것처럼 묻어 있었고 그녀의 맥박이 내 손에서 진동했다 바닥을 짚은 다른 팔마저 움찔하고 뛰기 시작했다 진한 잿빛 인동덩굴 냄새 때문에 숨쉬기조차 쉽지 않아 헐떡거렸다 - P230

나는 그를 때렸다 그가 내 손목을 잡은 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그를 때리려고 버둥거렸다 그때 마치 색유리를 통해서 그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 심장 박동 소리가 들렸고 다시 하늘이 보이고 하늘을 배경으로 나무가지가 그리고 그 사이로 비스듬히 떠 있는 태양이 보였다 그가 나를 부축하고 있었다 - P245

보이지 않는 눈을 이 악물듯 질끈 감는다 잠에 빠진 엄마 아버지 캐디 제이슨 모리의 침실 문 그들의 잠자는 소리로 가득한 어둠 속 길게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계단 난간에 발을 잘못 디뎌도 정강이 발목 무릎이 아프지 않을 것이라 믿고 의심치 않는다 엄마 아버지 캐디 제이슨 모리만 나보다 멀리 앞서 잠에 빠졌을 뿐 나는 무섭지 않다 나도 곧 잠들 테니까 내가 문을 문을 - P262

아버지가 우리에게 가르친 것은 인간이란 쓰레기 더미에서 굵어모은 톱밥으로 속을 채운 인형일 뿐이며 쓰레기통에 있는 톱밥도 이전에 찾다 버린 모든 인형에게서 나온 것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그 톱밥은 나를 위해 죽지 않은 어떤 사람의 옆구리에서 새어 나온 것이라고 했다. - P267

나는 캐디를 이 시끄러운 세상에서 따로 격리시키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도망쳐야 할 거고 그 시끄러운 소리들은 처음부터 아예 없었던 것처럼 되버릴 거라고 하자 아버지는 캐디에게 그것을 강요할 생각이었느냐고 물었고 나는 무서워서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캐디가 해버릴까 봐 겁이 났고 그렇게 되면 결국 모든 게 헛일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께 우리가 그랬다고 말하게 되면 그렇게 한 것이 되고 그러면 다른 남자들은 안한 것이 될 것이며 세상은 우리를 쫓아낼 거라고 했다 - P269

인간은 우연히 이 세상에 오게된 후 매번 숨실 때마다 이미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오게끔 되어 있는 주사위를 매번 새롭게 던질 뿐인데도 언젠가는 반드시 닥치리란 걸 스스로도 이미 알고 있는 최후의 목적지를 대면하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이지 - P270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단어가 바로 존재의 과거형이라고 했다 절망도 과거로 흘러기야 있을 수 있고 시간도 지나간 것이 있어야 시간이 되는 것처럼 - P271

그래, 제이슨은 일하길 좋아하지. 아니요. 나는 말했다. 저는 대학 교육 혜택을 받은 적이 없어요. 하버드 대학이라고 해봐야 수영하는 법도 모르는 학생에게 기껏 야밤에 수영하러 가는 거나 가르쳐 주질 않나, 심지어 스와니 대학은 뭐가 술인지 뭐가 물인지도 가르치질 않으니까요. - P298

엄마는 늘 말렸다. 너희 중 누군가 저세상으로 불러 가야 했다면 내게 남아 있는 게 너라서 나는 감사하단다. 너라면 내가 의지할 수 있으니까. 그러면 나는 말했다. 저는 가게를 떠나 엄마가 모르는 곳으로 가진 않을 거예요. 누군가는 남아서 그나마 있는 거라도 붙잡고 있어야 하니까요. - P315

애를 잘 돌볼 거라고 내게 약속해 줘 . . 개도 네 가족이야. 네 혈육이잖니. 약속해 줘. 제이슨. 네가 아버지 이름을 이어받았잖아. 아버지였다면 내가 이렇게 두 번씩이나 애걸했을까? 한 번 조차도 필요 없었을 거야. - P319

하지만 이런 짓을 하면서 가끔은 네가 마땅히 받아야 할 걸 내가 빼앗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단다. 이러다 벌받을 것 같아. 하지만 너만 괜찮다면 내 자존심 같은 거 버리고 이걸 받을수도 있어 - P333

내 말은, 빌어빅을 식구들 때문에 씨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엄마는 켄틴이든 누구든 통제하려 들지 않는다. 웬 잡놈이 누나에게 키스하는 걸 왔을때도 다음 날 엄마가 고작 한다는 일은, 온종일 상복 같은 검은 옷차림에 베일까지 쓰고 다니면서 아버지가 무슨 일인지 말하라고 해도 그저 울면서 우리 딸이 죽었다고 말한 것밖에 없었다. - P348

내겐 별반 자존심이란 것도없다. 부엌엔 먹여 살려야 할 깜둥이들이 득실대고 주립 정신 병원에 갈 환자가 집에 처박혀 있는 마당에 무슨 자존심이 있겠는가. 주지사, 장군의 가문이라고. 왕이나 대통령이 없었다는 게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아니면 우리 가족 모두 결국 미쳐서 병원에서 나비나 쫓아다니고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 P348

거리로 나섰지만 두 연놈은 어느새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도 미친 사람처럼 모자도 안 쓴 채 거리에 서 있는 꼴이 되어 버렸다. 사람들은 결국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을 거다. 저 집안 아이 하나는 원래 미쳤고, 또 하나는 물에 뛰어들어 자살했고, 다른 하나도 남편에게 내쫓겼으니, 남아 있는 놈 역시 미쳤다고 하지 않겠는가. - P352

열린 문 때문에 바보 짓거리를 하다가 벤이 당한 일을 내가 당했다면 난,더 이상 저 문을 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저 녀석이 대체 문에 매달려 무슨 생각을 할지 정말 궁금했다. - P381

저 애는 그 고집스러운 성미를 그대로 물려받았어. 게다가 네 형의 성질까지도. 그런 성질을 물려받았다고 해서 네 형 이름을 붙여 준 거지. 어떤 때는 저 애가 네 누나와 네 형이 내게 내린 심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단다. - P393

자기가 낳은 애 아빠 이름도 말 못 하는 그런 여자는 제발 내버려 두세요. - P395

옆방에서 <위대한 미국의 거세마>가 나무 표면을 가는 듯한 소리를 내며 코를 골고 있었다. 여자 목소리를 갖게 하려고 남자를 거세한다는걸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었다. 저 애는 사람들이 자기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도 모를 것이다. 또한 자기가 무슨 짓을 하려고 했는지도, 그리고 버지스 씨가 왜 울타리 말뚝으로 자길 팼는지도 알지 못할 거다. 마취시킨 후 저 애를 잭슨시로 보냈더라도 아무것도 몰랐을 텐데. - P397

난 처음과 끝을 봤단다 - P448

제이슨, 보안관이 말했다. 그런데 집에 감춘3천 달러로 뭘 할 생각이었나? - P456

지난 10여 년 동안 그에게는 조카나 도둑맞은 돈이나 둘 다 특별한 실체가 있거나 개별적인 존재로 여겨직지 않았다. 단지 미처 일도 해보기 전이 기회를 박탈당한 은행 일을 상징적으로 대신할 뿐이었다. -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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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5-02-24 1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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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분노> 제목을 이렇게 바꿨네요!
내용으로 보면 그럴수도 있네요.
그러면 sound 의 의미가 너무 한정되지 않을까? 하는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 듭니다.

새파랑 2025-02-24 11:30   좋아요 1 | URL
그럴수도 있을거 같아요~! 벤지가 내뱉는거에 초점을 두면 고함이고, 벤지가 듣는거에 초점을 맞추면 소리가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