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대단한 작품인건 알겠는데 내취향이 아니었다는 ㅋ

















요컨대, ‘연결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위를 돌아보고 필요한 일들을 시작하기 위해서 이른 아침에 해가 뜨고,‘또 우리가 잠잘 수 있고 피곤한 일상으로부터 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저녁에 해가 진다라고 이야기하는 것만큼 아주 정확한 것이다. - P10

이렇게 카사바의 아이들의 생활은 다리 밑과 그 주위에서 천진스런 놀이들이나 그들의 상상 속에서 연출되었다. 성년의 초반기가 되면 생활은 다리, 바로 카피야로 옮겨지는데 이곳에서 청년의 상상은 새로운 목표와 국면을 맞이하지만 또 바로 이곳에서 인생의 고민과 투쟁 의무들이 이미 시작되는 것이다. - P19

그리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이 다리 사이에는 수백 년 동안 이어오는 긴밀한 연대가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운명은 어찌나 서로 얽혀 있던지 따로 생각할 수도 분리해서 말할 수도 없는 지경이다. 다리의 유래와 운명에 대한 이야기는 동시에 세대와 세대를 거듭해 내려오는 마을의 삶과 그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이는 흡사 마을에 관한 모든 이야기들이 11개의 아치와 중간 부분에 왕관 같은 카피야를 가진 돌다리의 선과도 같다 할 수 있을 것이다. - P23

사람들이란 자기들이 이해할 수 있고 전설로 바꿀 수 있는 것들만을 기억하고 다시 곱씹어 이야기하는 법이다. 그 밖의 다른 것들은 무엇이 되었든 간에 여러 가지 자연 현상들에 대해 무관심하듯 그렇게 특별한 흔적을 남기는 법도 없이 사람들 사이를 지나갈 뿐인 것이다. 이런 것들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건드리지도 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지도 않는 법이니까. - P32

"악마요. 당신네들이 여기 와 다리를 놓도록 시킨 바로 그 악마요." - P62

"터키 놈들, 터키 놈들." 매달린 남자는 씹듯이 말을 이었다.‘"다리 위의 터키 놈들, 지옥으로 떨어져라. 개새끼들!" - P70

행진에서 마치 선두에 선 것처럼 꼿꼿이 서 있는 죽은 자의 모습을 모두들 쳐다보곤 하였다. 저 높은 곳에 서 있는 죽은 자의 모습이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무시무시하거나 가엾지 않았다. 반대로 사람들에게는 그가 이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얼마나 높이 있는지가 확실해진 것뿐이었다. 그는 땅을 디디고 있지도 않으며, 손으로 잡고 있는 것도 아니며, 헤엄을 치는 것도 아니며, 날아가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자기 안에서 자기만의 무게를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그는 삶의 관계와 짐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몸이 되었으며 고통스러워하지도 않았다. - P75

공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 모습은 뜻하는 바와는 점점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스스로 일을 하지 않고 일상에서 스스로 구하지 않는 사람들은 남의 일에는 늘 성급하고 실수를 하는 법이다. - P87

물론 다리도 나이를 먹었지만 인간 세대의 길이로 뿐 아니라 전체 세대에 걸친 흐름으로도 엄청나게 넓은 한 시간적인 폭에서 볼 때 그것의 나이는 눈으로 전혀 알아차릴 수가 없는 것이었다. 비록 종말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의 생명은 그 끝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영원에 가까웠다. - P101

모든 것을 바쳐가면서 자기가 맡은 일을 실천하던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들의 운명이란 퇴폐와 죽음과 붕괴에 대항하여 투쟁하는 데 있으니 비록 아무 성과가 없다고 할지라도 이투쟁을 참고 견디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 P104

나를 불쌍하게 여길 필요는 없소. 위대한 사람들은 이 세상을 떠날 때 한 번, 평생을 공들인 그들의 업적이 사라질 때 한 번, 이렇게 두번 죽지만 우리는 누구나 한 번밖에 죽지 않으니까 말이오 - P105

터키인들과 기독교인, 유태인들이 함께 뒤섞여 있었다. 이렇게 하여 자연의 힘과 공통적인 불행의 짐은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한데 뭉치게 했으며 적어도 이날 하룻밤 동안은 종교와 종교를 갈라놓은, 특히 터키인들로부터 라야를 갈라놓은 틈에 다리를 놓았던 것이다. - P110

망각은 모든 것을 치유시켜주었으며 노래는 망각의 가장 아름다운 방법이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노래 속에서 오직 사랑하는 것만을 기억하기 때문이었다. - P117

그렇게 하늘과 강과 산 사이 카사바에서 대를 이어간 세대는 혼탁한 물결이 휩쓸고 간 것에 그다지 슬퍼하지 않는 태도를 터득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곳에서 삶은 끊임없이 닳고 소모되지만 그러면서도 역시 지속되고 마치 드리나 위의 다리처럼 단단하게 서 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기적이라는 카사바의 무의식적인 철학이 그들에게 스며든 것이었다. - P117

그날부터 줄곧 반란의 죄를 짓거나 가담한 혐의를 받은 사람들은 바로 이 다리에서 붙잡히거나 경계 지방 어디에서 잡히거나 해서 모두 카사바로 끌려왔다. 일단 이곳에 끌려오면 살아서 돌아가는 사람은 드물었다. 폭동에 가담한 사람들 혹은 단순히 운이 나빴던 사람들의 목은 탑 주위에 말뚝을 박아놓고 매달았으며 그들의 몸통은 누가 나타나서 목 없는 시체를 찾아가지 않으면 다리 위에서 드리나로 던져졌다. - P131

이렇듯 다리 곁에서 인간의 세대는 반복되었지만 다리는 그 위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성품이나 필요성들을 남겨놓은 온갖 흔적들을 마치 먼지처럼 털어버렸고 모든 것이 지난 후에도 변하지 않고 그리고 변할수도 없이 그냥 그렇게 남아 있었다. - P135

각 세대마다 우리네에게는 언제나 한 아름다운 소녀가 있어서 얘깃거리가 되고 그녀의 아름다움과 가치와 위엄이 노래로 읊어지기도 한다. 그녀는 몇 해 동안 모든 희망의 목표였으며 도달할 수 없는 표본이었다. 그녀의 이름만 들어도 공상이 타오르고 남자들의 열정과 여자들의 선망이 그녀를 둘러쌌다. 그것은 자연인이 따로 떼어내어 위험한 높이에까지 올려다놓은 예외적인 생물이었던 것이다. - P152

"여보시게 친구? 우리 모든 것을 걸고 한 번만 더 합시다. 나는 오늘 저녁에 딴 돈 전부를 걸 테니 당신은 생명을 거시오. 만약 당신이 이기면 돈, 토지, 소, 모든 것이 전처럼 당신 것이 될 테고 만약 당신이 진다면 당신은 카피야에서 드리나 강으로 뛰어내려야 합니다." - P221

하지만 다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위대한 젊음을 지닌 채 인간이 만들어놓은 위대하고 선량한 것으로, 늙는다는 것과 변한다는 것을 모르는 채, 그리고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이 세상의 온갖 덧없는 운명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그대로 서 있었다.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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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24 0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번역에 문제가 많습니다
이분
단편 번역은

어순이 뒤죽 박죽 ^^

새파랑 2022-10-24 09:58   좋아요 3 | URL
뭔가 소설보다는 역사서가 더 어울리는 책인거 같아요 ㅋ 저는 역시 소설파인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