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이 너무 많아서 옮기기가 힘들다 ㅜㅜ






















"우리가 여기 러시아에서 파괴했던 것들을 보면 이따금 무서운 생각이 들어, 러시아 놈들이 우리 국경을 넘어서면 어떤 짓을 할 것 같나? 생각안 해 봤어?" - P38

말이라는 건 의미도 없을뿐더러 위험하기도 하지. 소리도 없이 천천히 다가오는 낯선 것이야말로 훨씬 더 거대하고 막연하고 불길하지. 사람들은 근무와 먹을 것과 추위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말들을 했지. 하지만 낯선 것 그리고 죽은 자에 대해서는 모두들 입을 다물었어 - P40

"공포에 질려 봐야만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게 된다는 건 이상한 일이야. 잘나갈 땐 그런 생각조차 들지 않는데 말이야. 안그래?" - P43

"요즘엔 뭐가 뭔지 도무지 모르겠어. 이전에는 모든 게 분명했는데 이제는 모든 게 뒤죽박죽이야. 푹 잠들었다가 나중에 깨어났으면 좋겠어. 하지만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지, 빌어먹을 나는 이제야 눈이 뜨이는 것 같아. 자랑할 일은 전혀 아니지만." - P59

"군인 아저씨, 하나 가르쳐 줄까? 사람이란 자신에게 닥치기 전까지는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모르는 거야. 알게 된다면 이미 그때는 너무 늦었지. 알겠어? 일선 군인 양반!" - P113

모든 것은 어디에 있는가? 지구는 어디에 있는가? 지구는 오로지 무덤을 위해서 아직도 그대로 있는 것인가? 나는 무덤을 팠어, 많은 무덤을 하고 그는 생각했다.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왜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가? 나는 폐허들을 수없이 보아 왔어. 하지만 진짜 폐허를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어. 오늘에서야 진짜를 본거야. 바로 이 폐허를 이것은 다른 폐허들과는 달라 왜 나는 저 아래에 누워 있지 않은 걸까? 나는 저 아래 누워 있어야 마땅해. - P123

음식보다 더 긴요한 것은 희망이 아니던가? 희망은 그 어떤 알 길 없는 뿌리들로부터 솟아 오르지 않던가? - P143

아마도 모든 사람은 어떤 사람한테는 친절할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사람에게는 정반대겠지.
- P184

"모든 사람에게 진실해야 할까요?" 그녀가 물었다.
"그렇진 않겠지. 그런데 왜 그런 질문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마다 자기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다른 사람한테 그렇게 강요하지만 않는다면 전쟁은 덜 일어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 P188

"우리가 왜 나이가 들어 버렸다고 느끼는지 이제 알 것 같아. 더러운 걸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이야. 우리보다 나이가 많고 따라서 당연히 현명해야 할 사람들이 휘저어 놓은 똥물 말이야." - P192

"우린 그들과 달라. 우린 아무것도 속일 필요가 없어. 이미 너무 넘치거든. 내일저녁, 시내에서 가장 밝은 술집으로 가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저녁 내내 이 저주받은 현실을 잊어버리자고!" - P204

"알고 보면 모든 게 불가피한 예외지." 그래버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자신이 하는 건 무엇이든지 불가피하다고 하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건 그렇게 보지 않아. 우리가 도시를 폭격할 때는 전략상의 필요 때문이고, 적국이 그렇게 하면 비열한 범죄가 되는 거야." - P238

"그래. 어제는 오늘보다는 시간이 많았지. 그러나 내일이 오면 우리는 또 어제는 시간이 더 많았다고 생각할 테지." - P314

"나와 결혼하고 싶어요?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고 믿나요?"

"그런 걸 어떻게 알겠어? 그런 걸 알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럴 테죠. 그런데 왜 나와 결혼하려는 거죠?"

"어쨌든 네가 없는 삶은 이제 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야."

엘리자베스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물었다. "나와 있었던 일이 다른 여자와도 있을 수 있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나요?"

그래버는 창문으로 내리는 비에 흔들거리는 잿빛 양탄자를 바라보았다. "아마 다른 사람과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겠지. 하지만 그런 일을 누가 미리 알겠어? 나하고 너 사이가 이미 이렇게 된 지금, 나와 다른 여자 사이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상상할 수는 없는 거야." 그가 말했다. - P320

"내가 다시 산다는 게 중요해. 나는 다시 살고 살아갈 거야. 그래서 걱정도 생기는 거야 제기랄, 하루 종일 걱정이라니. 이제 너를 보니 걱정이 사라져. 하지만 그렇다고 바뀐 건 아무것도 없어. 걱정이라는 게 이렇게 허망하다는 건 정말 기막힌 일이야." - P338

"과거가 과거는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어요. 우리에게 짐만 될 뿐이에요. 좋았던 것도 마찬가지예요. 우린 모든걸 새로 시작해야 해요. 과거는 이미 무너졌어요. 우린 돌아갈 수 없어요." - P395

"어제까지만 해도 절대로 헤어질 수 없다고 믿었던 것들과 헤어지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정말 놀라워요." - P400

"내일 당신과 작별할 생각을 하니 죽을 것처럼 슬퍼. 그러나 내가 슬퍼하지 않으려면 단 한 가지 방법 밖에 없어. 내가 당신을 결코 만난 적이 없었던 걸로 하는거지. 그렇게만 된다면 슬퍼하지 않고 그 대신 공허함을 안고 덤덤하게 떠나겠지. 그렇게만 된다면 슬픔은 더 이상 슬픔이 아닐 거야. 그것은 말하자면 어두운 행복이야. 행복의 다른 쪽 한 면" - P476

그는 주머니 속에서 엘리자베스의 편지를 느꼈다. 거기에는 따뜻함과 애틋함과 사랑의 달콤한 울렁거림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말끔히 정돈된 집을 밝히는 램프가 아니라 늘 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도깨비불이었다. 그 뒤를 따라가려고 하면 할수록 늪은 점점 더 깊어지고 질퍽거렸다. - P518

그는 엘리자베스의 편지를 꺼내 읽었다. 일몰의 붉은 노을이 편지지를 물들였다. 이미 내용을 외워 버렸지만 다시 한 번 읽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고독해졌다. 휴가는 너무 짧았고 다른 것들은 너무 길었다. 그것은 휴가였다. 하지만 병사의 삶은 휴가가 아니라 전선에서 보낸 시간에 따라 평가되는 것이다. - P519

젊은 러시아인이 조심스럽게 한 발자국 밖으로 내디뎠다. 그래버는 등을 돌려 슈타인브레너가 누워 있는 곳으로 되돌아갔다. "살인자." 그는 그렇게 말했지만 누구를 향해 말하는 것인지는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슈타인브레너를 들여다보았지만 아무 느낌도 없었다. "살인자." 그가 다시 한 번 말했다. 그것은 슈타인브레너와 자기 자신 그리고 다른 수많은 사람들을 향한 절규였다. - P534

그래버는 총격을 느끼지 못했다. 갑자기 눈앞에 풀이 보였다. 밟혀서 반쯤 짓이겨진, 불그레한 꽃망울과 이파리가 달린 식물이 바로 눈앞에 보였다. 그 풀은 점점 더 커졌다. 이전에도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풀은 흔들거렸고, 수그러지는 그의 머리와 점점 더 가까워지는 지평선을 배경으로 소리도 없이 홀로 서 있었다. 물론 작디 작은 질서에서 오는 위안과 그 모든 평화도 함께했다. 풀이 점점 더 커져 마침내 하늘 전체를 가렸다. 그리고 그의 눈이 감겼다. - P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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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7-25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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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26 05:58   좋아요 1 | URL
밑줄 긋다가 지쳐서 리뷰를 못쓰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