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드디어 읽기 끝~! 졸라는 너무 잔인하다









자요, 발자끄 소설책 돌려드릴게요. 끝까지 읽을 수가 없었답니다. 너무 슬퍼요. 그 작가는 늘 불쾌한 얘기만 해대니까요." - P328

"난 남의 동정보다는 부러움을 받고 싶어요. 돈은 돈이죠. 난 수중에 20수가 있으면 언제나 40수가 있다고 말해왔다고요." - P351

스물두살의 나이에 그녀는 꼽추 여인이나 느낄 만한 굴욕감에 빠져, 저녁이면 자신에게 뭐 부족한 점이 없나 싶어 잠옷 차림의 자기 모습을 바라보며 절망하곤 했다. 그러다 마침내 한 남자를 붙든 것인데, 숨 가쁘게 쫓아다니던 산토끼를 우악스러운 주먹질 한방으로 죽여버리고 마는 사냥꾼처럼, 그녀는 오귀스뜨에게 냉혹한 태도를 보이며 그를 패자 취급하고 있었다. - P372

뿐만 아니라 베르뜨는 걸핏하면 자기 행실이 바르다는 점을 내세워 오귀스뜨에게 대들곤 했다. 자기는 훌륭히 처신하고 있으니 남편은 그게 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그녀도 남편은 아내가 잘못을 저지르는 현장을 포착했을 때에만 비로소 정당하게 화를 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 P373

반대로 온실에서 자라난 여자답게 무심한 그녀는 이 불륜의 애정에서 단지 몰래 하는 외출, 선물, 금지된 쾌락, 마차와 극장과 식당에서 보내는 금쪽같은 시간들만을 즐기는 것 같았다. 그녀가 받은 모든 교육이, 돈과 몸치장과 흥청망청한 사치에 대한 욕심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녀는 남편이 시들해진 것처럼 오래잖아 연인도 시들해지고, 이 남자 또한 베푸는 것만큼의 대가를 지나치게 요구한다 싶어 행복의 비중을 그에게 두지 않으려고 무의식중에 애를 쓰고 있었다. 그래서 두려움을 과장해 보이며 그녀는 끊임없이 거절했다. - P401

한편 리자는 베르뜨와 옥 따브 얘기를 악착같이 물고 늘어져, 그들이 간통의 불미스러운 진상을 숨기려고 써먹은 거짓말들을 들추어냈다. 그들 둘은 서로 손을 잡은 채 눈을 딴 데로 돌리지도 못하고 마주 보며 그대로 있었다. 그들의 손은 차갑게 식어갔고 하인들의 증오 속에 백일하에 드러난 그동안의 관계의 오욕을, 그 약점을 그들의 눈은 자인하고 있었다. 상한 고기와 시금털털한 채소가 비 오듯 쏟아지는 그 밑에서 이렇게 간통죄를 범하는 것, 그것이 자기네들의 연애라니! - P418

시계가 자정을 울렸다. 깡빠르동과 가스빠린은 비좁은 침대에서 끙끙대고 있었고, 로즈는 자기 침대 한복판에 팔다리를 쭉 뻗고 편안히 누워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디킨스의 소설을 읽고 있었다. 깊은 정적이 흐르고 순결한 밤이 선량한 가족들 위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 P432

그녀는 차가운 뺨을 동생에게 내밀며 말했다. "가엾은 녀석, 바르게 살려는 사람들만 늘 힘든 거란다. 난 누구든지 다 용서해. 그리고 너 몸조리 좀 해라, 감기가 심한 것 같은데." - P464

"전 몰랐어요, 아저씨." 피피가 더듬더듬 말했다. 이 가련한 광경 앞에서 그녀의 흐느낌도 더해만 갔다. "몰랐어요. 전 이 일로 아저씨가 이렇게 괴로워하실 줄은 정말 몰랐어요." - P467

당신은 젊어요. 저 좋아서 그러는 여자들이야 잘못돼도 하는 수 없죠, 안 그래요? 그런 여자들이 제 몸을 스스로 간수하지 못하면, 부인 단속은 남편 책임이죠." - P528

"하나가 가니, 하나가 오는구먼." - P551

그들은 임종이나 출생을 지켜보고 나서 나란히 나올 때면 서로 이런 얘기를 털어놓곤 했다. 비록 신앙에 있어서는 반대 입장이지만, 인간이 부족한 존재라는 점에 대해서는 둘이 이따금 의견이 일치되었다. 둘 다 같은 비밀을 간직하고 사는 셈이었다. 신부가 이집 부인네들의 고해를 들어주는 사람이라면, 의사는 삼십년째 이집 어머니들의 해산을 돕고 딸들을 치료해온 사람이었다. - P562

오늘은 어제를 그대로 되풀이하고, 멈춤도 끝도 없는 것 같았다. - P591

"이봐요, 이 집이건 저 집이건 집구석들이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요즘은 이 집 것들이나 저 집 것들이나 매일반이라니까. 돼지같은 족속들이지 뭐." - P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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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6-06 1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잔인하다니 궁금합니다ㅋㅋ

새파랑 2022-06-06 19:38   좋아요 2 | URL
농사꾼버젼 <대지>, 서민층버젼 <목로주점> 이라면 중산층버젼 <집구석들>? 😅 읽다가 혈압 오릅니다 ㅋ 완전 막장이에요~!! 읽는 재미는 있는데 밑줄 그을 건 별로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