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노벨레는 대박이었다.

"그렇다면 아말리아, 내가 그녀를 얻도록 주선해주오. 그게 당신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오. 그녀에게 당신이 원하는 걸 말해주오. 내가 당신네를 협박했다고 말해요. 내가 당신 집 지붕에 불을 지를 사람이라고 말해줘요. 내가 바보라고, 정신병원에서 뛰쳐나온 위험한 바보지만, 처녀의 포옹이 나를 다시 건강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그녀에게 말해주오. 그렇소, 그녀에게 그렇게 말해요." - P37

올리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 카사노바는 한없이 커지는 욕망을 느꼈다. 그리고 이 욕망이 어리석고도 가망없다는 통찰은 그를 거의 절망케 했다. - P46

고향에 돌아가기를 포기한다는 것은, 운명이 그에게 요구하는 희생중 가장 견디기 어려울 것 같았다. 보잘것없이 퇴락한 세상에서, 사랑하는 도시를 언젠가 다시 볼 수 있으리라는 희망도 확신도 없이 더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 - P66

"때때로, 특히 오늘 같은 날에는"-사정을 아는 카사노바는 이 말에서, 깨어난 여심의 깊은 곳에서 나오는 떨리는 기도 소리를 동시에 들었다―"사람들이 철학과 종교라고 부르는 게 그저 말장난에 불과한 것처럼 보여요. 다른 모든 것보다 물론 고상하기는 하지만 또한 더 무의미하기도 한 말장난요. 우리는 무한과 영원을 붙잡지 못할 거예요. 우리의 길은 출생에서 죽음으로 이어져요. 우리 각자의 가슴에 아로새겨진 법칙에 따라 살거나, 법칙에 거슬러 사는 것 외에 달리 뭐가 남아 있을까요? 순종과 반항은 똑같이 하느님에게서 나오니까요." - P83

나는 그 당시처럼 욕망의 온갖 격정과 청춘의 모든 활력이 혈관을 통해 흐르는 것을 느끼고 있지 않은가? 지금의 나는 그 당시와 같은 카사노바가 아닌가? 그리고 바로 내가 카사노바인데, 그 보잘것없는 늙음의 법칙이 왜 내게도 적용돼야 하는가. 남들이 그 법칙에 종속되어 있다고 해서? - P122

"나는 이곳을 떠나지 않겠어요. 당신이 다시는 오지 않는다 해도, 이제 당신을 더는 보지 못한다 해도. 당신 가까이에서 살겠어요." - P168

"묻지 마세요." 남겨진 여자가 프리돌린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 무엇에도 놀라지 마세요. 제가 그들을 속여볼게요. 하지만 당장 말할 수 있는 것은 오랫동안 그럴 수는 없다는 점이에요. 너무 늦기 전에 도망쳐요. 지금도 도망치기에는 늦었는지 몰라요. 그리고 당신의 흔적을 추적당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그 누구도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서는 안 돼요. 걸리면 당신의 평온함, 당신 삶의 평화는 영원히 끝날 거예요. 가세요!" - P203

"이곳에서 중요한 것은 명예 회복이 아니라, 지금껏 입을 다물고 있던 빨간색 기사 복장의 남자가 말했다. "속죄요." - P208

수년 전부터 아내 말고는 정말 친한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내와 상의할 수 없었다. 이번만이 아니라 다른 어떤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사람은 상상하고 싶은 대로 상상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어젯밤 꿈에서 그를 십자가에 못 박히게 내버려두었던 것이다. - P248

다른 허망한 그림자들 속에 있는 하나의 그림자였다. 그 그림자는 다른 그림자들처럼 어둡고 의미도 비밀도 없었다. 그것이 그에게 의미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이 썩어 없어지도록 정해진 지난밤의 창백한 시체였다. 그것 외에 다른 어떤것도 의미할 수 없었다. - P260

"운명에 감사해야 할 것 같은데요. 우리가 온갖 모험에서 무사히 빠져나왔으니. 현실에서의 모험과 꿈속에서의 모험에서 말이에요." - P263

"그리고 어떤 꿈도." 그가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완전히 꿈은 아니야."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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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 2022-05-20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박이었다니... 저는 새파랑님의 감성을 따라갈 수가 없나봅니다 ^^
(다시 시도해보고 싶네요)

새파랑 2022-05-20 15:27   좋아요 1 | URL
꿈의 노벨레는 너무 재미있게 읽다보니 밑줄도 못그었어요 ㅜㅜ

수하 2022-05-20 15:32   좋아요 1 | URL
그 정도였나요? ^^

새파랑 2022-05-20 15:35   좋아요 0 | URL
제가 좀 신비한 이야기 읽는걸 좋아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