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덧문을 잡고 벚나무 쪽을 바라보았다. 매미가 붙어 있는지 사라졌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달밤이 깊어져갔다. 깊은 밤이 자욱이 퍼져 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 P29
그러자 문득 신고에게 산소리가 들렸다. - P29
밤이 되면 가마쿠라의 골짜기 깊숙한 곳에서 파도 소리가 들려오곤 했기에, 순간 바닷소리인가도 의심했지만 역시 산소리였다. 아득한 바람 소리와 닮았지만 땅울림 같은 깊은 저력이 있었다. 자신의 머릿속에서 들리는 것 같기도 해서, 신고는 이명인가 싶어 머리를 흔들어보았다. 소리는 멎었다. - P30
소리가 멎은 뒤에야 비로소신고는 공포에 휩싸였다. 임종을 알려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고 생각하니 오한이 났다. - P31
"언젠가 어머님께 들은 적이 있어요. 어머님의 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산이 울리는 것을 들으셨다고, 어머님께서 말씀하셨지요?"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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