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그래서 그렇지 완전 매력적인 작품이다. 역시 마르케스다.

"고약한 짓은 하나도 할 수 없습니다." 여관 여주인이 노인 에구치에게 경고했다. "잠자는 여자의 입에 손가락을 넣어서도안 되고, 그와 비슷한 어떤 짓도 해서는 안 됩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잠자는 미녀의 집

나를 제일 아프게 하는 그곳이 상처를 입었소. 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소. 내 말에 그녀는 현자들은 자기가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며 냉정하게 말했다 - P10

사실 첫 번째 변화는 너무나 느리게 진행되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때문에 마음의 눈으로 자신을 보는 우리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게 되지만, 우리 마음 밖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그 변화를 쉽게 눈치 챈다. - P16

어느 순간 나는 그렇게 치른 돈들이 내 방탕한 삶의 허기를 채워주는 훌륭한 끼니였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러자 불쑥 하늘에서 선물이 떨어진 것처럼 하나의 제목이 떠올랐다. 그게 바로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이었다. - P22

"스스로를 속이는 자는 아무도 없소./ 당신의 기다림이 당신이 보았던 시간보다/ 더 오래 지속되리란 것을 생각하오." - P42

"모든 것이 그렇게 흘러갈 것이기에." - P43

성당의 종소리가 7시를 알렸을 때, 장밋빛 하늘에는 아주 밝은 별 하나만이 떠 있었다. 배는 처량한 작별의 고동을 울렸다. 그러자 나는 내 사랑이 될 수 있었으나 그러지 못했던 모든 사랑들로 목이 메었다. - P73

이제 나는 그것이 환상이 아니라 아흔 해를 살아온 내 인 생의 첫사랑이 보여준 또 다른 기적이라는 것을 알고있다. - P82

그녀 덕택에 나는 구십 평생 처음으로 나의 타고난 성격을 알게 되었다. 각각의 물건은 그것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하며, 각각의 일은 일의 성격에 맞는 시간에 처리해야 하고, 각각의 단어는 그 나름의 적절한 문체가 있다는 나의 강박관념은 질서 정연한 정신에게 주어지는 상이 아니라, 내가 근본적으로 무질서하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낸 위장술이었던 것이다. 또 매일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도 미덕이 아니라 게으름에 대한 반작용이었다. 야박한 심성을 숨기기 위해 인자한 척하고, 그릇된 판단을 숨기기 위해 신중한 척하고, 쌓인 분노가 폭발할까 봐 화해를 청하며, 타인의 시간에는 무관심하다는 걸 들키지 않으려고 시간을 엄수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리고 사랑은 영혼의 상태가 아니라 별자리 기호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 P88

그 작품들을 통해서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힘은 행복한 사랑이 아니라 버림받은 사랑임을 알게 되었다. - P89

나는 사랑 때문에 죽는 것은 시적 방종에 불과하다고 늘 생각해 왔다. 그런데 그날 오후, 그녀도 고양이도 없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사랑 때문에 죽는 것은 가능한 일일 뿐만 아니라, 늙고 외로운 나 자신이 사랑 때문에 죽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 P112

늙어가는 것 같아, 라고 나는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한숨을 내쉬면서, 우리는 이미 늙어 있어요, 라고 말했다. 우리 마음으로는 느끼지 못하지만, 바깥에서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보는걸요.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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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4-23 1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 때문에 대놓고 읽기가
거시키했던 것으로 기억합
니다.

새파랑 2022-04-23 21:20   좋아요 1 | URL
좀전에 다 읽었는데 와 전 너무 좋더라구요 ^^ 제목이랑 표지가 좀 좋았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