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은, 때때로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을 감당할 것을 요구한다. 어떤 물음들은 그런 자신감 내지 책임감 없이는 물어질 수 없다. 궁금함에도 불구하고 묻지 않거나 궁금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묻는 것은 그 때문이다. 어떤 궁금한 것들은 물어야 하지만 묻기가 어렵기 때문에 묻지 않고, 어떤 궁금하지 않은 것들은 묻지 않아도 되지만 묻기가 쉽기 때문에 물어진다.
(물음에 대한 명쾌한 정의..함부로 물어봐서는 안된다) - P144
그렇게 말했으니 그렇게 할 것이다, 라고 그때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게 말했으나 그렇게 하지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뒤늦게 찾아왔다. - P199
네가 하지 않은 일로 누명 쓴 이 하나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더 크고 많은, 공개되지 않은 네 모든 허물들을 까발리길 원하느냐? 하고 묻는데 정신을 차릴 수가 없더라. 억울해할 자격이 있느냐고, 그런 일을 앞세워 하나님인 나의 공의를 문제삼고 따질 수 있느냐고 하는 그분의 질문이 내 입을 막아버리더라. - P203
있다는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어떤 것은 말해질 수 없거나 말하지 않기로 결정됨으로써 말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말해지지 않은 것들은 말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들은 언제든 말해질 수 있는 상태로 웅크리고 있다. 그것들은 말해지지 않음으로써 있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 P204
그는 시장이 자기들을 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피하고 싶을 것으로 추측했고, 피할 거라고 예상했고, 내심 피했으면 좋겠다고, 그러니까 맞닥뜨리는 일이 없기를 바라기도 했다. - P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