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체호프의 단편은 너무 좋다.

아, 사랑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구나.
그럼 내가 언제 자발적인 사랑을 할 수 있겠는가? - P53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는 인간은 자유의지로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면서 확신하게 되었고, 선량하고 친절한 사람도 자신의 의지에 상관없이 가까운 사람에게 혹독하고 부당한 고통을 주게 되는 상황을 스스로 연출했던 것이다. - P54

인간은 발달할수록 많은 것을 생각해내고, 사소한 것에까지 몰두하면 할수록 인간은 더 주저하게 되고 소심하게 되어서 어떤 일을 할 때 겁이 많아지게 된 것 같아. - P71

"저에게 당신의 의지를 강제할 어떤 권리도 없습니다. 원하신다면 가시면 되고 원하지 않으신다면, 할 수 없죠. 그렇지만 저는 당신의 의지가 아니라 당신의 감정에 호소하는 겁니다. 젊은 여자가 죽어가고 있단 말입니다! 방금 당신 아들이 죽었다고 말씀하셨죠? 당신이 아니라면 누가 나의 공포감을 이해할 수 있단 말입니까?" - P86

일반적으로 말이란 아무리 화려하고 깊이가 있어도 별다른 감정이 없는사람에게만 효력을 발할 뿐, 행복이나 불행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만족을 주지 못하는 법이다. 따라서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때로는 행복이나 불행을 표현하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말을 하지 않을 때 오히려 서로를 더 잘 이해하기도 하고, 장례식 때 낭독되는 열정적이며 애정어린 조사는 단지 제3자에게만 감동을 줄 뿐, 죽은 사람의 부인과 아이들에게는 아무 반응도 얻지 못하는 무용지물이 되기도 한다. - P87

문지방에 아보긴이 나타났지만 들어갈 때 보았던 그가 아니었다. 그의 몸에서 느껴졌던 풍만함과 섬세한 세련미는 사라져버렸고, 그의 얼굴·손·몸짓은 공포로 인한 혐오스런 표정도 아니고 육체적 질병으로 인한 고통스런 표정도 아닌 그 무엇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의 코 · 입술 · 콧수염 등 얼굴의 모든 것이 떨고 있었고 마치 얼굴에서 떨어져나가려는 듯이 보였고, 눈은 고통으로 오히려 웃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P93

그런데 대체 왜 이런 거짓말을 했을까요? 제가 사랑을 요구한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이런 추악한 속임수를 썼을까요? 사랑하지 않으면 그렇다고 직접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될 것을, 더군다나 내 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 P97

시간이 지나면 키릴로프의 슬픔은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에 새겨진 불공평하고 부적합한 이러한 신념은 의사가 무덤에 갈 때까지 사라지지 않고 그의 머릿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 P102

"그런데 당신은 참 답답한 사람이군요. 왜 내게 대항하지 않았습니까?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겁니까? 그렇게 제대로 할 말을 하지 못하면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우유부단해서 어떻게 살겠습니까?"

그녀는 쓴웃음을 지었다. 나는 그녀의 얼굴에서 살 수 있습니다 하는 표정을 읽었다. - P145

세상에 내려온 천사는 아내가 될 수 없고, 집에서 남편과 같이 살면 사탄이 된다. 정말 진리야. 당신은 전생에 사탄이었고 지금도 사탄이야.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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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4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해피 크리스마스 이브!
🎄 ℳ𝒶𝓇𝓇𝓎 𝒞𝓇𝒾𝓈𝓉𝓂𝒶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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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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ଫ/⌒づ🎁
손 얼릉 나으시길 바랍니다!

새파랑 2021-12-24 11:28   좋아요 1 | URL
다음주면 완전히 회복해서 날아다닐 겁니다 ^^ 그동안 못한 운동을 해야겠어요 ㅋ

스콧님도 메리크리스마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