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읽기 시작하는데 역시 사강이다. 재미있네 ㅋ




비브르 사 비 : ‘자신의 삶을 살다‘, ‘삶을 즐기다‘라는 뜻의 프랑스어 - P19

그런데 천연의 요새나 다름없는 청년의 몸속 기관들, 전체적인 건강을 좌우하는 폐와 어깨와 목 같은 것들이 예상보다 훨씬 튼튼했던 모양이었다. 그 결과, 사람들이 그의 장례식과 매장 때 틀 음악을 고르고 있을 때, 아내 마리로르가 단아하면서도 찬탄을 불러일으키는 과부의 차림새(필요하지는 않지만 반창고 하나를 관자놀이에 붙이면 효과적이었다.)를 연구하고 있을 때, 아버지 앙리 크레송이 아무 예고 없이 닥친 이 일에 몹시 화가 나 사방에 발길질을 해 대고 직원들에게 욕설을 퍼부어 대고 있을 때, 앙리 크레송의 새 아내이자 뤼도빅의 계모인 상드라가 언제나처럼 침대에 누워 까다롭고 오만하게 환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을 때, 뤼도빅은 필사적으로 죽음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그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자 모두들 어안이 벙벙하지 않을 수 없었다. - P23

알다시피 때때로 환자가 아니라 자신들의 진단에 더 집착하는 의사들이 있다. 앙리 크레송이 파리 등지에서 초빙해 온(진단이나 받아 보자는 생각에서), 이른바 명의로 불리는 거물급 의사들은 뤼도빅이 기적적으로 살아나자 체면을 구겼다. 그들은 그가 살아난 것이 몹시 짜증스러웠던 듯 이번에는 뤼도빅의 머릿속이 크게 잘못되었다고 진단했다. - P24

뤼도빅이 집으로 돌아온 것은 마리로르에게 재난과도 같았다. 그녀는 사람들의 찬탄을 불러일으키는 과부 역할은 해낼 수 있었지만, ‘멍청이 - 그녀는 터놓고 어울려 지내는 이들 앞에서 남편을 의도적으로 그렇게 불렀다 — 의 아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그래서 마리로르는 그때까지 그녀가 지지해 온, 심지어는 막연하게 사랑해 온 그 청년을 증오하기 시작했다. - P28

앙리 크레송의 성격은 나쁘다기보다는 좋은 점이 없는 편이었다. 그는 그렇게 심술궂지는 않았지만 친절해지려는 생각 자체를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탐욕스럽지는 않았지만 너그러워지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 P36

그가 불행해진 것은 얼마 후 마리로르를 만나면서였다. 그는 사랑에 빠졌고 자신보다 상대의 삶이 더 중요해졌고 그래서 불행해졌다. 사랑하는 이와 삶을 공유하지 않았다면 덜 불행했으리라. - P40

"예스, 마이 디어 미세스 스콧, 당신은 그를 사랑하조, 하지만 죽을 만큼은 아니에요. 사랑은 때때로 죽음에 이를 정도로 사람을 상처 입힌 다음에야 끝난답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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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12-04 2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얼마전에 알라딘에서 본 것 같은데, 새파랑님 서재에서도 또 보네요.
잘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1-12-05 10:41   좋아요 1 | URL
나름 신간입니다 ㅋ 재미있어요~!! 저 사강 팬인듯 합니다~!!

청아 2021-12-04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다자이 오사무 책 리뷰 주세요ㅋㅋㅋ😆

새파랑 2021-12-05 10:41   좋아요 1 | URL
주말에 밖에 나와서 집에 가서 쓰려고 했는데 몇일 지나니 생각이 잘 안나네요 😅 이따가 쓰겠습니다만 큰 기대는 🚫 입니다^^

희선 2021-12-05 0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여러 분이 보셨던데 새파랑 님도 보시는군요 사강이 끝내지 못한 소설이었다니 아쉬워도 이렇게 만나서 좋으시겠습니다

새파랑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1-12-05 10:43   좋아요 2 | URL
여러 분들이 보셨군요. 저도 아직은 다 못읽었는데 재미있네요 ㅋ 역시 사강의 이야기는 흡입력이 있네요 ^^ 남은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