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정말 좋다. 문장이 하나같이 아름답고 마음에 와닿는다.

소중한 걸 내놓아야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 내놓을 게 마땅치 않다면 내놓을 만해질 때까지 준비하며 기다려야 한다. 결국 내놓는 그것은 글이 아니라, 내가 준비하고 가꿔온 인생 하나인 것이다. 그 인생의 경과를 진정성이라고 하고, 진정성은 자성이 있어서 사람을 끌어당긴다.
(진정성의 의미) - P214
어른이 되고 나서야 별 어려움 없이 책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어마어마한 특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독서는 유난스러운 일도 아니고 특별한 능력도 아니다. 독서를 하지 않는 이유는 시간이 부족하거나 다른 재밋거리에 빠져서 이지 읽을 줄 몰라서가 아니다. 그런데 사실 독서는 인간의 노력으로 얻게 된 엄청난 행운이다.
(독서도 능력이다. 행운이다.) - P230
상처도 괴로움도 없는 삶이 어디 있겠는가. 다만 나는 내색하고 싶지 않았고 구태여 글로 남기고 싶지 않았다. 몸 안에 있으면 점점 옅어져 휘발할 것들이 흉터처럼 남아 지워지지 않을 것 같아 그게 두려웠다. - P231
내가 너를 처음 만났을 때 내가 너라는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 사실적인 감정을 기록하려 했고, 너는 그 안에서 생생해졌고, 나는 표현된 감정만큼 너를 사랑했다. - P236
사랑이 식었다는 말은 의미가 희미해졌다는 거고, 배신당했다는 말은 의미가 더렵혀졌다는 거고, 상처받았다는말은 의미가 다쳤다는 거고, 숨 막힌다는 말은 의미가 파괴됐다는 거고, 잊었다는 말은 의미를 잃었다는 거다.
(이런 표현을 하는 작가님의 감성이란)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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