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분노, 울분, 나락.


삼대. 그들 모두가 성장했다. 일을 하고, 저축을 하고, 성공, 미국에 환호하던 삼대. 국민과 하나가 되었던 삼대. 그런데 이제 사대째에 와서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가버렸다. 그들 세계의 완전한 파괴. - P14

어쩌면 그의 실수는 결코 심각하지 않은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려고 너무 열심히 노력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렇게 열심히, 그렇게 예의바르게 아이의 무지한 헛소리를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식탁 너머로 팔을 뻗어 아이의 따귀를 갈겨야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 P19

환상과 마법. 늘 다른 사람인 척하는 것. 오드리 헵번 놀이를 하던 때에 온화하게 시작했던 것이 불과 십 년 뒤에 이런 터무니없는 이타주의의 신화로 진화해버렸다. 처음에는 ‘민중‘이라는 이타적인 헛소리더니, 이제는 ‘완전한 영혼‘ 이라는 이타적인 헛소리였다. 다음에는 뭘까? 드와이어 할머니의 십자가일까? ‘영원한 촛불‘과 ‘거룩한 마음‘이라는 이타적인 헛소리로 돌아갈까? - P21

우리 똑똑한 유대인 애들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하느님 맙소사, 부모들이 이제 잠시 억압을 안 당하나 했더니, 아이들이 억압이 있는 곳을 찾아 달려가다니, 억압 없이는 살 수가 없는가보구나. 한때는 유대인들이 억압을 피해 달아났는데, 이제는 억압이 없는 걸 피해 달아나잖아. 한때는 가난을 피해 달아났는데, 이제는 부를 피해 달아나잖아. 미친 짓이야. 부모는 너무 잘해줘서 도저히 미워할 수 없으니까 대신 미국을 미워하는 거야. - P44

그리고 그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무것도 없었다. 사람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남지 않았을 때 뭔가를 해보려고 점점 더 미쳐간다. - P62

"그래. 나는 결국 별로 좋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지. 절대 그렇지 않지. 우리 아버지한테 내가 그렇게 보이냐고 물어봐. 결국 늘 좋게 보이는 사람은 형이야. 그래서 형이 어떻게 됐는지 좀 봐. 남을 불쾌하게 하지 않으려고 해. 자신을 탓해. 관용을 갖고 모든 입장을 존중해, 그래, 그게 ‘자유주의적‘인 거야. 나도 알아, 자유주의적인 아버지. 하지만 그게 무슨 뜻이야? 그 중심에 뭐가 있어? 늘 상황을 지탱하려는 거. 그런데 그러다 씨발 지금 어떻게 됐나 보란 말이야!" - P75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얄라알라 2021-11-12 00: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열독 리듬은 느려지지도 않습니다! ^^ ‘오드리 햅번 놀이‘는 비유적인 것인지, 무슨 의미인지 궁금한데 직접 읽어봐야 새파랑님 귀찮게 해드리지 않겠죠?

새파랑 2021-11-12 07:19   좋아요 2 | URL
저도 아직 읽는중인데, 이 책의 주인공 딸 메리가 안티 미국적인 아이로 성장하는데, 어린시절 좋아했던 미국적인 상징을 나타내는거 같아요 ^^ 제 추축일뿐~!! 어제는 좀 쉬었습니다 ㅋ